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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양이 목을 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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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의 소리 - 길상 1998년 12월 202호
어느 날 남전南泉스님이 보니 동서 양당兩堂의 스님들이 한 마리의 고양이 새끼를 두고 이 고양이는 동당 고양이다 서당 고양이다 하며 서로 다투고 있었다.
이 싸움을 보고 있던 남전스님은 싸움의 원인이 되었던 고양이 새끼의 목을 움켜쥐고 하는 말이 “그대들이 고양이 새끼 한 마리를 가지고 큰 다툼을 벌이고 있으니 평생 깨친 얼굴을 하고 있던 사람들 같지 않다. 실제 깨치고 있다면 무언가 깨친 문구를 말해 보라. 말하면 이 고양이 새끼를 살릴 것이고 말 못하면 이 고양이 새끼를 참살하리라” 하니
다툼을 벌이던 스님들이 아무 말도 못하고 묵묵히 있자 그만 고양이 새끼 목을 베어 버렸다.
스님들의 다툼 때문에 애꿎은 고양이 새끼만 죽임을 당했다.
스님으로서는 생명을 죽인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고 맞지 않는 일이지만 한칼에 다툼을 쉬게 했으니 참으로 명쾌한 종사宗師이다.
오늘날 먹물 옷을 입고 사문이라 청하는 이들이 본분사를 잊고 쓸데없는 물욕에 집착하여 부처님과 역대 조사 스님들을 욕되게 하고 있다. 법당도 좋고 음성도 고운데 눈빛이 곱지 않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옛적에는 남전스님이 있어 고양이 목을베어 본분사와 관계없는 쓸데없는 일로 다투는 일을 멈추게 하였지만 지금 이 시대에는 어느 누가 고양이 목을 베어 이 싸움질을 멈추게 할 것인가?
오호 통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