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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 물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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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성전 1998년 11월 201호
그림 김호석․글 성전

큰스님 싣고
떠나는 불길 속에서
별처럼 선명하게 남는
큰 깨달음의 비상을 보았네
도道 아니면 길 없는 세상에서
큰스님 가시면서 일필휘지
열반의 큰길을 그으셨네

사람들 머리 조아렸네
깨치고 영원히 남는
위대한 스승의 주검 앞에서
큰 생명의 빛을 바라보며
영원의 그윽한 향내를 맡았네

사랑도 순간이고
미움도 찰라인
허무한 춤사위 끝 세상
풀잎 끝 이슬로 사라지고
살아서 침묵한 큰스님
열반하여 비로소 큰 법어를 하셨네

섬으로 떠돌던 사람들
큰스님 주검을 향해 흐르고 흘러
비로소 바다가 되었네
한 맛의 살색을 바라보며
고립은 슬픔이 되고 해빙의
바닷가엔 태양 저 편에서 온
눈부신 햇살들이 투명하게 내리고 있었네

납의 한 벌
검정 고무신 하나
산승이 지켜온 큰 사랑의 순정을
새들은 노래하고
바람은 온 세상을 떠돌며
그 빛을 뿌렸네
그것은 어두운 세상의 축복이었네

떠나신 지 오 년
세월은 큰스님 이름 닦고 닦아
그 이름 세월 속에서 더욱
또렷하게 남았네
밤이면 별이 되고
낮이면 햇살이 되는
그 이름의 빛을 따라
마른 풀들은 비로소 열반의 노래를 하네
산은 산 물은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