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가섭摩訶迦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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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실천자들 - 편집실
1998년 11월 201호
보살은 하늘을 보면, 하늘이 되고, 흰구름을 보면 하늘을 떠 다니는 구름이 된다. 산 속에서는 그대로 산이 되며, 바닷가에 서면 보살은 바다를 덮고, 행주좌와行住坐臥의 평상심으로도 온 우주宇宙를 감싸고 남음이 있다.
부처님의 오백 명 제자가 같이 세존으로부터 법法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섭만이 부처님의 법을 부촉咐囑 받았다는 사실은 가섭의 흰 구름 같은, 바다 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섭의 구족具足한 이름은 마하가섭파摩訶迦葉波이다. 가섭은 인도의 대부호인 장자長者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큰 재산과 가문을 버리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의식주에 탐착을 두지 않고 전력을 다해 청정하게 수행하며, 걸식하는 행에 행여라도 마음을 다치지 않으니 그를 두타제일頭陀第一이라 하엿다.
이러한 가섭에게 부처님은 말로써 법을 전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그대로 전하였다. 그것도 한번이 아닌 세 번(三處傳心)이나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以心傳心) 법이며, 진리이다.
어찌 부처님이 평생을 두고 가섭에게만 법을 전하였을까마는 무수한 중생 가운데 그 법을 마음으로 깨달아 자신의 마음 자리에 둔 것은 가섭이므로 지금과 같이 전해졌을 것이다. 이를 마음 가운데 두어 행으로 실천한 분이 가섭존자이며, 여러 후학에게 이를 전하고자 한 행行은 부처님 열반 뒤 경전의 결집으로 완성되었다.
영취산 법문에서 들어 보이신 연꽃과, 다자탑多子塔 아래 분반좌分半坐, 쌍림수하雙林樹下에서 관 가운데 발을 내밀어 보이신 것은 가섭만을 향한 애정이 아닌 중생 모두에게 내보이신 석가모니의 마음이다. 염화미소拈花微笑의 파안破顔은 부처의 마음이며, 진리의 즐거움이다. 산들한 가을 바람 안에서 바람이 되는 것,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낙엽이 되는 것, 붉은 연꽃을 보면 연꽃이 되는 것이 보살의 마음이며, 진리의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