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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변호사, 참여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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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 이백호 기념 - 박원순 1998년 10월 200호
향기가 우러나온다. 청정함이 퍼져 나온다. 솔바람이 인다. 이름만 들어도. 페이지만 넘겨도. 그 책갈피 사이 뭔가 있다. 뭔가 보인다. 뭔가 느껴진다. 눈길이 닿는 곳. 손때가 묻는 곳. 번잡한 도회에서라도 이 곳에서라면 외진 도량의 풍경소리를 듣는다. 세속에 찌든 영혼에 한 줄기 바람을 일으킨다. 대자유의 변방쯤이라도 갈 수 있다. 자꾸 뒤적이게 된다. 버리기를 주저한다. 집착한다. 그래서 언젠가는 그 책 속으로, 그 책이 주는 자유 속으로 마침내 그 책을 넘어 진짜 어디론가 가고 싶어진다. 때로는 안식처를 주는 것도 같고 또 때로는 끝없는 여정을 독려하기도 한다. 평화롭다. 때로는 불안하다. 걷잡을 수 없이 외롭다. 목이 탄다. 그러므로 이 작은 잡지. 그냥 잡지가 아니다. 등장하는 사람들이 예삿사람들이 아니다. 속이 찬 글들이다. 괜찮은 스님들이 만드는 책이다. 영혼의 책이다. 세속과 초월을 오간다. 그 다른 세상의 다리가 된다. 그 초월의 겉모습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작은 위안이 되고 청량제가 된다. 산간에서도. 도심에서도. 천강의 월인이다. 지령 200호를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