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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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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 이백호 기념 - 정호승 1998년 10월 200호
그 때 고요히 바람이 불었나니
맑고 가난한 솔씨 하나
홀로 바다로 날아가
바다에 깊게 뿌리를 내렸나니

기뻐하여라
바다에서 자란
거친 파도에 뿌리를 내린
저 소나무
가지마다 아침햇살이 내려앉았나니

기뻐하여라
우리가 길을 잃고 헤맬 때
우리의 길이 된 바다의
저 소나무
가지마다 보름달이 내려앉았나니

기뻐하여라
그 때 또다시 바람이 불었나니
가난한 연분홍 연꽃씨 하나
홀로 바다로 날아가
바다에 깊게 뿌리를 내렸나니

절을 하여라
바다에 피어난 연꽃잎을 바라보며
연꽃으로 이어진 수평선을 바라보며
절을 하여라

오늘은
그 누구의 거룩한 손길인가
고요히 수평선을 끌어당겨
하늘에 연꽃송이 줄줄이 빛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