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는 아는 것이 없어 행복하다.
바보는 가진 것이 없어 행복하다.
바보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세상을 따로 갖고 있어 행복하다.
바보는 남들이 애써 버리고자 하는 것들을 애초부터 갖고 있지 못해서 행복하다.
바보는 늘 텅비어 있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기에 행복하다.
나는 바보가 되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막연히 바보에 대한 부러움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많이 배워 유식하고, 똑똑해 잘나가는 바보가 아닌 사람들에게서 싫증과 혐오를 느낀 내 자격지심이라 해도 상관없다.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영악하고, 철저하다. 또 무자비하고 잔인하다. 결국 인간이 인간을 덫을 놓아 잡고, 그 고기를 먹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 일은 비단 세속의 일만이 아니다.
속과 비속의 차이 없이 모두가 버리지 아니하고 가득 채우기만 하려 하고, 진정한 것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모든 것을 다 아는 체하며, 분별과 아집과 편견과 불만과 질시와…
이 모든 것들이 인간을 미워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 다는 아니더라도 이 가운데 뜻 있는 자들은 이제 바보의 행복론을 배웠으면 좋겠다.
그래서 텅비어 있는 가슴에 과거, 현재, 미래의 세계와 인류와 사랑과 자비를 담았으면 좋겠다.
더더욱 수행하는 스님들이야 다시 말해 무엇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