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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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실천자들 - 편집실
1998년 08월 198호
천라지망天羅地網으로 얽혀 있는 윤회의 실타래 안에서 한걸음도 마음껏 뛰지 못하는 것이 중생의 행보이다. 두서를 찾을 수 없는 매듭은 인연의 오고감으로 생겨나며, 거미줄만큼의 가벼운 인연마저도 중생에게는 무명실보다 질기다.
금강金剛이라 함은 견고함이 수승하여 다른 것을 능히 깨뜨릴 수 있음을 말한다. 금강은 쇠를 깨뜨릴 만한 것으로 모든 번뇌를 일도一刀에 끊는 선정禪定의 경지이다. 인연으로 얽힌 실타래를 금강으로 일도양단一刀兩斷하니 그 양단에 질서가 생기며, 끝없는 윤회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금강장金剛藏의 자리이다. 이런 까닭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정각을 얻은 보리수 아래를 금강좌金剛座라 하기도 한다.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은 아주 작은 번뇌와 무명마저도 잘라내고 깨달음의 경지를 얻은 보살로서, 분노신忿怒身을 드러내고 또는 금강저金剛杵를 가지고 마군을 항복시킨다. 그러므로 손에는 금강저를 들고 계시는 모습으로 조성된다. 옛부터 우리나라에서 독존으로 모셔진 예는 없으나 가끔 석가불을 외호하는 팔대보살八大菩薩에 함께 모셔지기도 한다.
숲 속에서 나무를 보지 못함과 같이 번뇌 속에서의 번뇌는 일상이 되어 버리기 쉽상이다. 본말本末은 잡았으되 실낱 같은 작은 인연이 보살도의 길을 막아설 때, 푸른 눈빛으로 금강저를 삼는다면 어느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는 보살의 경지를 얻을 수 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싹을 내며, 금강석은 땅 속에 재(灰)가 모여 만들어지듯 선정삼매禪定三昧는 거듭된 번뇌 속에서 얻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