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金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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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의 얼과 멋 - 편집실
1992년 12월 130호
동짓달 매운 바람 갈기에 밤새 흩날리던 눈발이 관음전 청마루에 어지럽게 쌓이고 벌써 현당(해인 총림에는 큰 법당을 중심으로 오른편에는 현당이 자리하고 왼쪽에는 관음전이 있는데 궁현당에는 갓 입방한 치문緇門․사집四集 학인들이 공부하고, 관음전에는 금강경과 화엄경을 배우는 대교과大敎科 학인들이 사는 강당講堂이 있다) 큰방에는 어린 사미승들이 두런두런 새벽 예불 준비로 분주하다.
갱두간(국 끓이는 처소) 부엌에서 스며나는 솔 향기 타는 냄새에 사원의 어둠은 금새 넉넉한 밝음으로 그 크기를 넓히고 큰 목탁 소리에 섞여 도량석이 막 끝나는 때에 여기저기 총림의 집체에서는 금고金鼓 두드리는 소리가 가득하다.
이 금고라는 법구는 금속으로 만든 악기의 일종으로 여러 대중을 소집(운집)할 때에 쳐서 울리는 기구이다. 옛날 군대의 진중에서는 군인들의 식사 때에 그 신호의 기구로 쓰기도 했다.
인도의 사위국에서는 일찍이 많은 사람들이 살았는데, 나라 법에 따라 동고銅鼓를 치면 수천이 모이고 은고銀鼓를 치면 수만이 모이고, 그리고 금고를 치면 모든 나라 사람들이 다 모였다고 한다. 주로 금고는 동銅과 철鐵을 섞어 만드는데 그 속을 징처럼 비워 일정한 틀에 매달아 두고 치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금구라고 불리기도 하고 또 요鐃라고도 한다.
잠든 산사의 새벽을 조용히 깨우는 금고 소리는 징소리보다 좀더 높게 소종小鐘 소리보다는 조금 낮게 울리는 깊고 청량한 음색이다. 잠이 배인 종성 염불 가락에 장단을 맞추어 울리는 깊고 장중한 금고 소리는 우리네 수행자의 영원한 모음母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