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나날을 보낸
흔적이 보이는데
키가 자랄 수 없도록
탱자나무 어깨를 짓눌러
앉은뱅이가 된 탱자나무
그 자리에 서서 보면
미륵정사가 생길 줄을
어느 누가 알았겠는가
미륵정사 부처님을 모시고
오던 날도 놀란 것은
언제 또 다시 떠나야 할
운명 같은 것을 느꼈지만
미륵정사 부처님은
그러한 일에 놀라지 않는다
가고 오는 것을 겁내지 않고
앉으나 서나 조국 사랑
눈 뜨나 눈 감으나 민중 사랑
미륵정사 부처님을 만나는 이들
그들에게 영원히 행복 있으리
시작노트
무등산에 와서 미륵정사를 창건하고 부처님을 처음으로 모시게 되었는데 내 자신은 슬프다.
어쩌면 미륵과 같이 살고자 한 이 땅에 정토 세상을 이룩하고자 하지만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륵정사 가는 길에 탱자나무 가지에 가슴만 찔리는 것 같아 아프다. 벗들의 도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