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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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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사원 - 정호승 1998년 04월 194호
내 한평생 버리고 싶지 않은 소원이 있다면
나무들의 결혼식에 초대받아 낭낭하게
축시 한번 낭송해 보는 일이다

내 한평생 끝끝내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우수가 지난 나무들의 결혼식 날
몰래 보름달로 떠올라
밤새도록 나무들의 첫날밤을 엿보는 일이다

그리하여 내 죽기 전에 다시 한가지 소원이 있다면
은은히 산사의 종소리가 울리는 봄날 새벽
눈이 맑은 큰스님을 모시고
나무들과 결혼 한번 해 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