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국가지원지방도 59호선 가야, 봉산 도로 2차선-축조공사에 대한 의견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특집 - 문창식 1998년 03월 193호
경상남도는 가야산 국립공원의 관광산업을 육성시키고, 지역 경제를 발전시킨다는 효과를 기대하면서 해인사 신부락에서 삼정, 마장동을 지나 터널로 가야산을 관통하여 숭산으로 연결하고, 가야면 성기리까지 이어지는 폭 11미터, 연장길이 129킬로미터의 왕복 2차선 도로를 개설하려고 한다.
이 사업은 97년 11월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제출되어 주민 설명회를 가지는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고, 해인사 스님들이 신청한 공청회를 합천군이 받아들여 사업 시행지연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주민요청에 따른 공청회를 실시하게 되었다.
이 사업은 얼핏 가야~봉산간을 잇는 지방도로 개설이라는 단순한 사업처럼 알려져 있지만 합천댐 권, 해인사 권, 가조 온천권 등 3개 권역을 1일 관광권으로 묶어 본격적으로 지역개발을 하려는 경상남도의 대형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은 성주군에서 계획하고 있는 지방도로와 연결되어 가야산 국립공원 전체를 일주하는 순환도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업은 국가지원지방도로로서 설계 및 사업비가 국가에서 지원되기 때문에 합천군, 거창군 동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은 계획 초기부터 이 사업으로 인한 가야산 국립공원에 미치는 환경상의 영향을 고려하기보다는 지역 개발을 명분으로 무리하게 추진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이 사업은 가야산 국립공원 내에서 실시되는 사업으로 국립공원 보존 정책과 문화유산 보존 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전면 수정 또는 변경이 불가피하다.
첫째, 이 사업은 국립공원의 지정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립공원이란 ꡒ국토내의 대표적인 자연풍경지를 보호하고 보존하면서 국민이 영속적으로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하여 국가가 공원으로 지정하고 관리하는 곳ꡓ이다. 국립공원의 이념에서 중요한 점은 현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특정인이나 집단의 점유를 금하여 영원히 후손들의 이용을 도모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국립공원의 이념과 제도는 ꡐ인류가 생각해 낸 최고의 아이디어ꡑ 라고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경상남도가 내세우고 있는 지역 간 교통기능 강화, 지역의 균형발전 촉진, 가야산 국립공원 관광 철 교통난 완화, 가야산 국립공원 관광 산업 발전 명분은 근시안적이고 지역주의적인 발상으로 국립공원의 지정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둘째, 이 사업은 국가의 국립공원 보존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1967년 국립공원 제도를 도입한 이래 정부는 지난30년 동안진입도로와 집단 시설 지구 개발에만 예산을 투자하여 왔다. 국립공원 내의 자원조사나 지연보호 감시, 훼손 지역의 자연생태계 복원이나 시설복구에 투자한 예산은 극히 미비했다. 이는 곧 국립공원 보전관리에 책임을 지는 국가가 앞장서서 지역개발이란 미명과 정치적인 흥정으로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립공원 지역의 자연자원을 훼손해 온 것이다. 특히 1984년 덕유산국립공원의 ꡐ무주리조트ꡑ 개발사업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관리행정 사상 한 획을 긋는 중대한 국립공원 파괴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무주리조트는 무리한 투자 등으로 결국 모 기업이 부도를 내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 동안 국립공원 보존에 소홀했던 정부는 국립공원 보존을 위한 국제적 흐름과 국민 정서의 변화 등으로 더 이상의 국립공원 훼손은 국가적 손실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1996년 7월 1일 자연공원법을 개정하여 그 동안 국립공원 파괴의 핵심이었던 골프장, 스키장 건설을 국립공원 내에 건설하지 못하도록 하여 정부의 국립공원 의지를 천명하였다.
따라서 이 사업은 이러한 정부의 국립공원 보존의지와 변화하는 행정에 역행하는 대형개발 사업이라 하겠다.
셋째, 이 사업은 본격적으로 가야산 국립공원을 파괴하는 시발 사업이 될 것이다.
가야산은 1966년 6월 24일 사적 및 명승지로 지정된 뒤, 1972년 10월 13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가야산 국립공원의 면적은 578평방 킬로미터로서 우리나라 20개 국립공원 평균 면적 189평방 킬로미터의 31퍼센트에 불과하며 또한 우리나라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작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곧 가야산은 다른 국립공원에 견주어 규모가 매우 작기 때문에 가능한 한 개발사업이 제한되어야만 자연경관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가야산 국립공원은 해인사 신부락과 백운동 집단시설지구의 설치, 가야~수륜간 997번 도로, 해인사 신부락까지 연결된 1033번 진입도로등에 의해 이미 훼손이 심각하게 진행되었으며, 해인골프장 건설계획, 늘밭 골프장 건설계획 등 각종 대형 개발 붐에 휩싸여 있다. 여기에 이 사업이 시행된다면 가야산 국립공원은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영향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업은 다른 개발사업을 촉진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환경상의 영향은 환경영향평가서에 나타난 것을 훨씬 초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사업은 전 국민의 의사를 적극 반영해야한다.
국립공원은 국민의 공공자산이다.
따라서 국립공원을 이용하고 개발하는 문제는 오직 국민의 선택이다.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의 경우 형식적인 주민의사 수렴 절차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이 비록 주민의사를 수렴하기 위하여 주민설명회, 주민공청회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지역주민들이 지역개발로 인한 개발이익과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국립공원 훼손 문제를 올바로 수렴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립공원 개발사업에 있어서 지역주민 의사 수렴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 사업이 단지 지리 공간적인 지역주민 의사만을 수렴하여 사업을 추진한다면 국립공원의 공공성이 심각하게 훼손을 받을 것이고, 이것은 결국 국민의 환경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자연자원의 관리문제에 있어서 사회적 요구는 개발이냐 보존이냐 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현명한 자연지원의 이용은 개발과 보존의 양극단 사이에서 민주적인 정치과정을 통하여 도출된 국민의 합의로 결정되는 것이다. 특히 ꡒ공원지역의 보존과 시민들에 대한 이용 편의 제공ꡓ을 그 이념으로 하는 국립공원의 경우는 더욱 더 그러하다. 국립공원의 이념과 제도 정착, 그리고 이를 이루고자 하는 국가의 의지는 단 시간내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과거에 정부가 국립공원을 관리함에 있어 관리의 무게중심을 개발과 보존에서 개발 쪽에 두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96년 정부는 자연공원법을 개정하면서 국립공원보존 의지를 대외에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는 국립공원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국제적인 흐름을 반영한 것일 뿐만 아니라 변화하고 있는 국민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국립공원을 보존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변화되는 행정 그리고 국민정서 등을 통해 볼 때 계획의 전면 수정 또는 변경이 불가피한 것이다.
그리고 이 사업의 타당성 여부는 지방자치 단체나 지역주민 등 지역 차원에서 결정되어서는 안될 것이며 더욱 다양한 시민의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이에 환경단체, 전문가, 일반시민 둥이 참여하는 공개토론회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