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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의 위기와 해인총림 수행대중의 극복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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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석운 1998년 02월 192호
97년 12월 30일에 있었던 대법원의 문화체육부 상고에 대한 기각판결은 골프장 사업승인에 있어서 국가 최고의 권위기관이 마지막으로 내린 결정이다. 해인사에서 불과 3.5킬로미터 떨어진 장소에 사십팔만평의 대규모 골프장 건설을 합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는 그 동안 치열하게 이끌어 왔던 ‘해인골프장건설 반대 운동’들이 단지 사업주인 (주)가야개발에 대한 손해배상의 객체로 전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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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팔 년 동안 우리 해인총림 대책위는 자연 휴식 공간을 잃는 대다수 국민들, 생존자체가 위협받는 지역주민들, 자연환경과 문화재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환경단체들 모두와 단결하여 골프장 건설 전면 백지화를 성사시키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그것은 많은 인적, 물적 지원을 동원한 저항 운동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적인 저항 운동은 자칫 합법적 입지를 상당히 감소시키는 부작용도 있다는 것을 이번의 대법원 판결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홍보, 행사, 시위, 집회 등은 국민의 지지여론을 획득하여 골프장 사업승인 취소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을 연기시켜 결과적으로 골프장 건설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거두었으며 앞으로도 여론을 형성하는 등 역할이 기대되기에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제는 골프장 저지를 위한 여러 가지 수단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지혜가 요청된다.
사실 이 해인골프장 문제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총무원과 해인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피해 당사자이기도한 해인사는 고려대장경 보호뿐만 아니라 수행대중을 외호하고 대외적으로 대표성을 가지는 소임자들의 직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강원학인의 대표로 이루어진 해인총림 대책위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지속해 나가고, 해인사의 의사가 대외적으로 해결점을 이룰 수 있는 주지 스님 및 권위 있는 어른 스님과 정치 대표자와 사업자간의 대화협상 또는 정치적 해결 모색의 역할분담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의 정치관행 및 정치권의 정서, 공개적인 방문을 통한 요구에 대한 위정자의 노력하겠다는 구두선만 되풀이하는 소극적인 대응 태도 등을 종합해 볼 때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끝난 현 시점에서 대책위에 대한 거의 전적인 의존도를 낮추고, 대외적 영향력이 직접적인 종무소임자 쪽의 적극적인 조정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자와 후자간의 지속적인 협력으로 총림대중의 화합을 도모하며 빠른 시일 안에 문제 해결의 종지부를 찍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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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법률적 대응의 문제점을 간략히 언급하고자한다.
96년 와이티엔 뉴스보도에서 볼 수 있듯이 골프장 예정지 주민들을 속이거나 매수한 증거가 있고, 경상북도와 환경부, 내무부, 문화체육부 등 중앙칠, 팔 개 부서의 허가가 연말을 틈타 단 며칠만에 순식간에 이루어진 경위등 허가 절차상의 하자에 대한 소송이었다면 승소가 가능한 것이었다. 환경수호 및 골프장 시설에 대한 국민반대 속의 애정과 기대감이 범국민 운동과 법률적 소송 전반에 근간을 이룸으로써 실익을 반감시킨 채 패소한 측면이 강하다.
헌법에 명시된 환경권이나 생존권, 종교활동에 관한 자유등이 잘 보장되는 선진국이나 민주국가에서나 승소할 법한 일이다. 아이엠에프와 국가 경제 위기로 대변되는 정치, 경제, 사법의 후진성이 백일하에 증명되어진 우리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명백한 증거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직급 상급기관은 내무부인데도 이와 같은 환경수호에 대한 사명감과 기대감으로 인해 문화체육부를 상대로 골프장 사업승인에 대한 이의 신청이 이루어졌다. 그와 같은 법률소송은 환경보호 사상에 입각한 이상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상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실의 벽에 좌초되고만 것으로 보인다.
거듭 언급하지만 원칙적으로 범국민적인 반대운동이 계속 펼쳐져야 하지만 피해 당사자이며 현실적인 압력 수단과 대화 경로를 능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총무원과 해인사 사중의 사법부 판결에 있어서의 소극적 자세는 수정되어야 한다.
어쨌든 가야산 골프장 사업주 (주)가야개발이 해인사 인근에 공권력의 절대적인 보호 아래 골프장을 짓기 일보직전의 난감한 상황아래 새로운 법률적 대응수단은 계속 모색해야 하겠으나 기회를 놓쳐버린 현시점에서 더 이상은 가능성의 측면에서 볼 때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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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골프장 건설 반대운동의 성패여부는 환경운동에 큰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전국의 주요사찰주변에 앞다투어 개발의 열풍이 부는 시점에서 사찰환경 수호문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지방자치제를 실시한 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건전한 지방재정 확충방안보다 손쉽게 지방세수를 확보하고 당장 유권자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의도로 위탁, 관광산업개발과 수입상품 유통판매업을 허가하는 데 애쓰고 있다. 이 좁은 국토에 수많은 골프장 등 위락, 관광시설을 건설하여 이제는 골프장 천국이 되었다. 이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들의 그릇된 사고와 업자들의 이해 관계는 과소비 향락 풍조를 조장하여 국가경제 위기의 주원인이 되고 있으며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더욱 어리석은 노릇은 지방선거가 삼 개월 앞으로 다가선 지금도 유권자인 지역주민들이 또다시 그러한 얄팍한 상혼을 가진 사업가 출신의 후보에게 공공부문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자치단체장뿐만 아니라 지금 신정부에서 반정도 줄이려는 지방의회 의원들도 지방정부의 감시자 역할보다 졸속한 환경 파괴적인 개발사업 입안을 주도하고 그 분야의 부동산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천이백여 년을 한국불교의 수행도량으로서 수많은 대도인들과 고승대덕을 배출하면서 온 백성의 정신적 귀감이 되어왔으며 1251년 완성된 고려대장경을 1398년부터 만 육백 년 동안 보존해 오고 있는 법보종찰 해인사를 품에 안은 민족의 영산 가야산은 위에서 언급한 개발대열의 예외가 아닌 차원을 넘어 동서남북사방에서 원칙 없는 개발사업 허가로 말미암아 그야말로 벌집이 될 처지에 놓였다.
이제 민족의 영산 가야산과 천이백여 년 법보종찰 해인사는 개산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하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향후에 사려 깊고 적극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총림의 모든 수행대중이 깊이 고민하고 간절히 발원하여 화합한 가운데 이 난관을 극복할 힘과 지혜를 모이야 한다. 이 과정에 지나치게 개인적인 견해를 개입시키는 행위, 또는 소극적이고 회피적인 태도를 보이는 행위 등은 대중에 앞서 스스로 근절하여야 할 것이다. 대중의 공의를 모아서 이 유서 깊은 수행도량과 수려한 명산을 삿된 이익을 추구하는 개발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다각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