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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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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하신년 - 편집실 1998년 01월 191호
어두운 산길을 걷다보면 그 길끝에서 반쩍이는 불빛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도의 긴 한숨 속에 바라보는 그 불빛은 밤에 산길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절집에서 켜 놓은 작은 등불입니다. 불빛은 길이 사라진 어두운 산길에 길을 비춰 지치고 불안한 사림들의 발걸음을 인도합니다
갑자기 몰아닥친 아이엠에프 한파, 그 한파의 여파에 길은 gms적도 알아볼 수 없게 망가졌고 우리는 어떻게 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마저 상실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모두 불안해합니다. 어떤 이는 매점매석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감춰둡니다. 나만이 배부르고 나만이 안전하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배고픔과 불안을 강요하기에 큰 죄악입니다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고 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습니다. 어렵고 가난했던 역사의 긴 시간을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 그렇게 나누며 살아왔습니다. 자기 앞에 놓인 고통을 남들에게 떠맡기기보다는 스스로 감내하고 남의 고통마저 내 것으로 안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의 자세가 아닐까요
이제 정치가와 재벌들이 켜 놓았던 무지개 같은 불빛은 사라졌습니다. 그것은 신기루와 같은 것이어서 우리를 혼란하게 하고 불안하게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 제 마음 속의 불을 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불빛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길을 밝히며 참다운 사람이 길을 걸어 참세상에 이르러야겠습니다
무인년 새해,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저마다의 등불을 켭시다.
자비와 사랑과 이해와 화해의 불을 켜고 동무해 이 어두운 세상을 걸어갑시다. 새해를 밝히는 일출이 장영하게 떠오르듯 우리 모두가 마음의 둥을 켤 때 우리가 그토록 그리던 이름다운 세상도 훤히 동터 오를 것입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소서

편집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