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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귀 (耳)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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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 진열 1988년 12월 82호
지난 달의 ‘입(口)에 대하여’에 이어서 이번에는 귀(耳)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자.
예부터 귀는 여성의 심볼 Symbol이라고 하였다. 귀의 생김새가 여성의 성기(性器)를 대변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귀는 남녀간의 애정 관계를 살필 수 있는 신비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귀는 태어나는 과정과 어린시절(1세~14세)의 운명을 관장하는 부분이므로 이를 보고서 가정 환경도 대강 알 수 있다.
먼저 귀의 모양부터 소개한다.

귀의 모양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귀둘레와 귀바퀴가 뒤집혀 있는 사람과 안테나 수신기처럼 오목하게 된 사람들도 있다. 뒤집힌 귀는 주로 장남이 아니고 차남, 삼남인 경우가 있다. 뒤집혔다는 것은 부모의 상속분이 적거나 하여 일찍 객지에 나가 산다는 뜻이다. 따라서 장남 또는 부모를 모실 팔자는 귀가 안 뒤집혀 있는 것이다.
또 귀가 붙어 있는 경우도 여러 가지이나 보통 세 가지이다. 머리에 딱 붙어 있는 것과 보통 떨어져 있는 경우, 그리고 ‘선풍기 귀’처럼 많이 돌출해 있는 경우이다.
보통의 귀가 상식적인 성격이라면 딱 붙어 있는 귀는 그 모양이 뒤집혀 있게 마련이므로 성격은 소심하거나 소극적이며 일찍 집을 떠나 객지나 타국에서 빈손으로 성공한다. 따라서 내면적으로 매우 성실하며 노력하는 대기만성형이다. 이런 사람은 너무나 성실한 까닭에 말년에 매우 발전하여 매사가 치밀하게 된다. 원래 술수나 거짓을 싫어하므로 주위 사람의 기대와 총애를 모은다. 이에 비해 선풍기 귀의 소유자는 처음부터 바람 잘 날 없이 파란곡절을 수없이 넘기면서 어느 단계까지 성공한다. 재물과는 별로 인연이 없고 비교적 청빈하게 살되 두리뭉실 요령있게 살아간다. 때와 시기를 잘 타서 채치있게 처신하는 데 명수이기는 하나 남의 구설수도 많이 타서 항상 불만이 많다.
다음으로 귀의 크고 작음에 관한 암시이다. 귀가 크면 사람이 너그럽고 느긋하며 타협적이므로 일생에 부(富)와 귀(貴)가 쉽게 따른다. 생각도 사려깊고 현실적이므로 주위의 총애를 받는다. 그런데 귀가 작으면 조급하고 쉽게 말로써 토로하거나 논쟁하므로 적을 만들기 쉽고 재물과 인연이 드물다. 예리한 시각은 가지고 있으나 따뜻한 정이 부족하므로 고독한 팔자가 된다. 대개 귀의 모양과 얼굴의 생김새는 비슷하므로 이들을 종합하여 판단하면 곧 알게 될 것이다.
귀가 높고 낮음의 차이도 있다. 귀가 눈의 선보다 올라가 있으면 높이 달린 것이며 눈의 선보다 낮으면 밑에 달린 것이다. 그런데 생물 진화론적으로 보면 진화될수록 귀가 내려간다고 한다. 하등 동물일수록 외부의 소리나 동태를 감지할 수 있도록 귀가 뾰족하게 높이 솟아 있지만, 인간은 달콤한 사랑 얘기나 음악소리를 들으면 족하므로 귀가 아래로 처져서 퇴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성정(性情)도 동물처럼 원초적일수록 귀가 올라가 있으며, 점잖을수록 아래로 불어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귀밥을 보자. 귀밥 부분은 입(口)처럼 사랑과 재물을 보게 되는 영역이다. 귀밥이 두툼할수록 재복이 많고 평생 걱정없이 사나, 이 부분이 작으면 재물과 인연이 적고 재물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 부분을 볼 때에는 반드시 콧대와 콧구멍의 크고 두터움과 비교해야 한다. 콧대는 힘찬 의지 실천력이고 콧구멍은 창고와 같으므로 그 부분들이 튼튼하게 생겨야 재물이 풍요롭게 된다. 만약 얇은 콧대에 텅비어 보이는 콧구멍을 지닌 경우에는 수입이 아무리 많더라도 수입 이상으로 지출이 되므로 항상 어려움을 겪는다. 이처럼 귀밥의 경우도 그 얇고 두터움에 따라 재물의 다소를 알 수 있다. 귀밥은 또한 성격도 일러준다. 귀밥이 없으면 공부는 잘 하나 이기적이고 팩 영리하나 재물의 혜택은 비교적 적다. 반대로 귀밥이 두터우면 주머니가 두터운 것과 같아 공부는 못해도 세상 처세가 좋다. 그래서 귀밥이 두터운 사람은 너그럽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냉정하고 날카로운 경향이 있다.
또 남녀 모두 귀가 몹시 붉은 사람일수록 호색적(好色的)이다. 아마 이것은 정력이 매우 왕성한 것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또한 귀에 사마귀가 있으면 색난이 있지만 부모에게는 매우 효성이 깊다고 한다. 단지, 귓구멍에 길게 나있는 흰털은 ‘이호(耳毫)’라 하여 장수하는 길상으로 간주한다. 그러니 이 털이 나와 있으면 뽑지 말고 잘 가꾸도록 할 것이다. 귀젖이 작으면 수명이 짧다는 이론도 있다. 보통 귀는 유전적이므로 어버이의 귀모양을 닮아 태어나기 쉽다. 그러므로 어버이의 수명 기간과도 비교하여 보면 쉽게 알 수도 있지만 이 귀젖의 크고 적음의 여하와 또 수상(手相)에서의 생명선의 양호도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한다. 그런데 지금 대강 소개한 내용을 가지고 섣불리 판단하다간 큰 오류를 범할 확률이 매우 높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귀를 전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재래로부터 동양에서는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로 나누는 원리에 따라 귀도 세 부분으로 나눈다.

그림에서 보듯이 귀의 윗쪽은 사색하거나 공부하는 능력과 연관된다. 따라서 이 부분이 발달될수록-크거나 두터울수록-지식력이 왕성하고 명예 욕구가 대단하다는 뜻이다. 만약 가운데 부분이 발달하면 그 사람의 실천력이 강하여 남을 지배하여 호령하려는 권력 욕망이 대단하게 나타난다. 아랫 부분이 발달할수록 재물에 여유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이다.
그리고 이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에는 크고 작음, 두텁고 엷음, 윤기가 있고 없음, 균형의 유무에 따라 그 판세를 잘 읽어야 할 것이다. 가령, 귀는 사람마다 두 개인데, 그 두 개중 한 쪽이 다른 쪽보다는 눈에 띄게 작거나 협소하다면 그쪽의 사람, 즉 남성에겐 왼쪽이 아버지이고 오른쪽이 어머니, 여성에겐 그 반대이므로, 부모 가운데 한쪽과 인연이 어릴 적부터 없게 된다고 해석한다. 귀가 훌륭하게 생겼으면 가문과 혈통이 양호한 집안출신이며, 반대로 꼴불견일수록 빈한하고 복잡한 집안 출신이게 된다.

사주팔자 강의를 마치면서

지난 유월부터 사주팔자 강의를 해오는 동안 여러 가지로 독자들의 반응이 있었다. 뜻밖의 내용이라든가 한 번 해볼 수 있는 주재라든가 하는 뜻에서 상당한 기대마저 나타내기도 했다. 아뭏든 일곱 번에 걸쳐서 운명학의 서론 정도를 마친 듯싶다.
이제 나름대로의 사정 때문에 이번 호를 끝으로 강의를 마치게 되었다. 그동안의 해인편집실의 편의와 도움에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
그동안 불교를 공부해 오면서 항상 잊지 않고 있는 자상한 세존의 말씀, ‘뗏목의 비유’를 인용하면서 마지막 인사를 대신하려 한다.
어떤 나그네가 긴 여행 끝에 바닷가에 이르러, 갈대와 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고 편안히 바다 저쪽에 도달했다. 그는 생각했다. ‘이 뗏목 덕분으로 나는 바다를 무사히 건널 수 있었으니 그 은혜로 보아 이 뗏목을 메고 가야겠다’고.
세존은 제자들에게 이 나그네의 생각이 옳으냐고 물으셨다. 제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결같이 대답했다. 뗏목으로 바다를 건넜으면 이젠 그 뗏목에 연연하지 말고 제 갈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세존은 이 뗏목의 비유로써 우리가 항상 명심해야 할 진리를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뗏목처럼 내가 말한 교법(敎法)까지도 그 뜻을 안 이후에는 버리지 않으면 아니 된다. 결코 거기에 집착하여서는 아니 된다.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야 말할 것도 있겠느냐!”

실로 우리는 갖은 편견과 집착 속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인간인지도 모른다. 굳이 베이컨의 ‘4대 우상론’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항상 인종적 편견, 종교적 편견, 문화적 편견 등으로 매여 있어 자기만의 좁은 관견(管見)에 빠져 만족하면서 남을 해치고 있다. 그러한 것들이야말로 진정한 상(相)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상이 있는 한 결코 여래를 볼 수 없다는 ‘금강경’의 경구는 새삼 새길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는 다시 앙상한 한그루 가로수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