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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 발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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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발원문 - 선우 1999년 06월 208호
칠흙 같은 무명의 어둠 속에 새로운 광명 찬란한 진리의 등불을 밝히신 세존이시여 !
당신이 세상에 대한 뜨거운 자비심으로 물린 거대한 진리의 수레바퀴는
삼천 년이란 역사를 뛰어넘어 이제 나의 가슴 속에 불타는 열정으로
솟아올라 이렇게 당신의 현존 앞에 구도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진정 나를 위한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이기와 탐욕의 몸짓, 성냄과
어리석음의 몸부림이 이제 다시 화살되어 제 가슴 속에 되돌아옵니다.
한량없는 오랜 세월 동안 물들어 온 중생심과 그로 인한 두터운
업장 어찌 일순간 놓아지겠습니까. 오직 참회와 성찰로써 깨끗이 갈고
닦아 청정함을 이룰 그 날까지 부처님의 계법과 수행정신으로
정진해야 함을 가슴 깊이 새깁니다.

옳고 가치 있는 길을 찾아가기 위해 진정으로 하심下心하고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제법무아諸法無我 제행무장諸行無常의 가르침을 제 삶 속에서
각인하겠습니다.
대중 생활 속에서는 언제나 제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성찰함으로써
깊어지고 소음없는 맑은 선행으로 부처님의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참다운 제자되겠습니다.
또한 신중하고 진실한 말로써 말 한마디에 붙어 있는 서른 가지 허물을 줄이겠나이다.
침묵으로서 중생심의 출구를 단단히 막고, 눈으로는 분별심을
끊어 내고 모든 존재의 평등함과 고귀함을 은은히 비춰 내어 조그만
일렁임에도 언제나 고요한 그 자리에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허망된 번뇌망상에 휘둘리지 아니하고 언제나 공안을 붙들 때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같이 하여, 영원히 내 자신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을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 생을 마감할 때
육신과 함께 오랜 생애 걸머졌던 무거운 중생의 마음 깨끗이 벗어 놓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자 기필코 되겠습니다.

부모님 가슴에 맺힌 상처 위에 어찌 제 자신의 안위와 편안함을
구하겠습니까 더욱 단호한 의지로써 육바라빌행을 닦아 보리의 싹을 키워
진리의 등불로써 그들의 삶을 더욱 진실로 밝히겠나이다.

소나무의 곧고 높은 기상을 간직한 가야산 산중에 출가하게 된 인연에
고개 숙여 합장하옵니다
새벽녘이면 내려 앉은 맑고 깨끗한 이슬처럼 세속 일에 물들지 아니하고
21세기 암울한 이 시대에 똑바로 깨어 있는 살아 있는 정신의 뿌리 진정한
수행자로 남겠습니다

세세생생 먹물 옷에 깎은 머리 , 깨끗하게 닦은 흰 고무선, 맑고 단아한
얼굴로 세상과 만나옵기를 기원하옵니다.
출가를 결심하고 입산할 때 느꼈던 앙다문 단단함과 용솟음치는 환희심이
오늘 이 자리 수계를 통해 또 다시 새로운 감동으로 물결쳐 옵니다.

날카로운 지성의 칼날 가슴에 품고 이제 깨달음의 대해를 향해 나아갑니다.
오직 부처님의 정법만을 신뢰하여 단 한순간도 머물지 아니할 것을
굳게 다지며 절대 자유와 진정한 인간됨의 원정, 그리고 마침내 일체중생
성불의 그 날까지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오직 진리와 함께 진리 안에서 진리를 생명으로 숨쉬게 하소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출가 발원문은 제16기 행자 교육원 수료식에서 낭송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