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나를 위한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이기와 탐욕의 몸짓, 성냄과
어리석음의 몸부림이 이제 다시 화살되어 제 가슴 속에 되돌아옵니다.
한량없는 오랜 세월 동안 물들어 온 중생심과 그로 인한 두터운
업장 어찌 일순간 놓아지겠습니까. 오직 참회와 성찰로써 깨끗이 갈고
닦아 청정함을 이룰 그 날까지 부처님의 계법과 수행정신으로
정진해야 함을 가슴 깊이 새깁니다.
옳고 가치 있는 길을 찾아가기 위해 진정으로 하심下心하고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제법무아諸法無我 제행무장諸行無常의 가르침을 제 삶 속에서
각인하겠습니다.
대중 생활 속에서는 언제나 제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성찰함으로써
깊어지고 소음없는 맑은 선행으로 부처님의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참다운 제자되겠습니다.
또한 신중하고 진실한 말로써 말 한마디에 붙어 있는 서른 가지 허물을 줄이겠나이다.
침묵으로서 중생심의 출구를 단단히 막고, 눈으로는 분별심을
끊어 내고 모든 존재의 평등함과 고귀함을 은은히 비춰 내어 조그만
일렁임에도 언제나 고요한 그 자리에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허망된 번뇌망상에 휘둘리지 아니하고 언제나 공안을 붙들 때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같이 하여, 영원히 내 자신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을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 생을 마감할 때
육신과 함께 오랜 생애 걸머졌던 무거운 중생의 마음 깨끗이 벗어 놓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자 기필코 되겠습니다.
부모님 가슴에 맺힌 상처 위에 어찌 제 자신의 안위와 편안함을
구하겠습니까 더욱 단호한 의지로써 육바라빌행을 닦아 보리의 싹을 키워
진리의 등불로써 그들의 삶을 더욱 진실로 밝히겠나이다.
소나무의 곧고 높은 기상을 간직한 가야산 산중에 출가하게 된 인연에
고개 숙여 합장하옵니다
새벽녘이면 내려 앉은 맑고 깨끗한 이슬처럼 세속 일에 물들지 아니하고
21세기 암울한 이 시대에 똑바로 깨어 있는 살아 있는 정신의 뿌리 진정한
수행자로 남겠습니다
세세생생 먹물 옷에 깎은 머리 , 깨끗하게 닦은 흰 고무선, 맑고 단아한
얼굴로 세상과 만나옵기를 기원하옵니다.
출가를 결심하고 입산할 때 느꼈던 앙다문 단단함과 용솟음치는 환희심이
오늘 이 자리 수계를 통해 또 다시 새로운 감동으로 물결쳐 옵니다.
날카로운 지성의 칼날 가슴에 품고 이제 깨달음의 대해를 향해 나아갑니다.
오직 부처님의 정법만을 신뢰하여 단 한순간도 머물지 아니할 것을
굳게 다지며 절대 자유와 진정한 인간됨의 원정, 그리고 마침내 일체중생
성불의 그 날까지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오직 진리와 함께 진리 안에서 진리를 생명으로 숨쉬게 하소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출가 발원문은 제16기 행자 교육원 수료식에서 낭송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