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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우鉢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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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의 얼과 멋 - 여연 1992년 04월 122호
발우는 수행자들이 사용하는 밥그릇이다. 발鉢이란 말은 범어 patre의 약칭이며 응량기應量器라고 번역한다. 우盂는 중국어로 밥그릇이라는 뜻으로, 범어와 중국어를 아울러 쓰는 말이다.
예전에는 수행하는 비구(걸사)들이 이 발우를 가지고 직접 마실에 나가 밥을 빌어(탁발托鉢) 생활을 유지하였다. 지금도 태국이나 버마 같은 남방불교 나라에서는 이러한 삶이 이어지고 있다. 부처님 당시의 문화 풍속을 간직하고 있는 그곳에서는 발우가 큰 그릇 하나로 되어 있는데, 비구들은 이 그릇 하나로 밥을 빌어 하루를 연명하며 수행한다. 그들의 발우는 보통 쇠(鐵鉢)나 기와(瓦鉢)으로 된 것들이다. 그와 달리 우리나라의 절집안에서 쓰는 바루는 나무로 만들며 그릇 네 개가 한 벌을 이루고 있다.
전발게展鉢偈라 하여, 사원에서 공양을 하기 위해 발우를 펴는 의식에서는 날마다 이러한 게송을 읊는다.
여래응량기 아금득부전 如來應量器 我今得敷展
원공일체중 등삼륜공적 願共一切衆 等三輪空寂
여래의 밥그릇을
내가 이제 얻어서 그것을 펴오니
바라옵건대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
밥을 베푼이와 받은 이, 그리고 밥이
다 함께 평온하고 거룩하여지이다
이처럼 밥 한끼를 먹으면서도 그 밥이 나에게 오기까지 있었던 모든 행위들에 감사함을 잊지 않는 우리 불가의 얼과 멋이 이웃들에게 좀더 널리 퍼져서 생의 풍요로움을 함께 나누는 세상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번쩍번쩍 빛나는 스테인레스나 유리 그릇도 좋지만, 나무 그릇에 검은 옷칠을 잘 먹인 발우처럼 오랜 세월의 정감이 푹 젖어 있는 그런 애틋함으로 한때의 식사를 하면 그 얼마나 청복淸福한 일일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