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의 시
가. 가타G th
잡아함에는 독립된 말씀들만 천삼백 육십이 개다. 십이 부(경전이 설해진 형태로 구분한 열두 가지 방법)에서 잡아함은 여시어·경·가타·게야가 가장 많고, 우다나·미증유법·아바나다는 드물게 또는 불완전한 형태로 보이며, 니다나·자타카·수기·우파데샤·방랑 등은 원형만 보인다.
가타는 응송應頌이라 번역되고, 운문으로 설해진 경을 말하지만 산문으로 설해진 경의 중간 또는 끝에 아름다운 시구로 묘한 뜻을 읊어 놓은 게송을 말하기도 한다. 이 응송은 매우 간결하다. 내용을 압축하여 아름다운 운율로 표현하기 때문에 문장이 단아할 뿐만 아니라 쉽고 짧아 외우기가 쉽다. 대승 경전의 거의 대부분에 응송 부분이 있다. 이것을 사구게四句偈라고도 하는데, 압축을 통하여 경전의 뜻을 더욱 잘 나타나게 하는 형식 가운데에 가장 발달한 문장 표현이다. 철학적인 내용의 방광(화엄경, 반야경 등)에서는 가타와 게야가 뒤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부처님이 논의하고 문답하며 온갖 법의 내용을 명백히 하는 우파데샤와 문답의 형식으로 깊고 넓게 의미를 확대하는 이 응송에는 드물기는 하지만 문답의 게송이 등장하기도 한다.
경의 중간에
생활의 불
가정의 불
진리의 불
이 불의 공양이야말로
평온으로 가득한 즐거움
범죄없어 편안한 세상
지혜로움만이 그것을 만든다
법을 지키며 재물을 모아
공양 받을 곳에 공양하되
공양 받을 곳에 공양하니
하늘의 세계라 말할 수 있으리.
「잡아함 제93경」
경의 끝에
나 일찍이 그대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삶과 죽음 섞었네
사성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큰 괴로움 날로 깊었네
누구든 사성제를 깨달으라
큰 흐름의 바다를 끊고
생사를 영원히 벗어나서
다시는 태어나는 몸 받지 않으리.
「잡아함 제403경」
경의 중간에 문답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부처님께서 쉬라바스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다.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코살라에 상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수레 오백 개로 함께 장사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들이 광야를 지나게 되었다. 광야에는 도둑 오백여 명이 숨어 있었다. 기다리고 있다가 그들을 습격할 속셈이었다. 그때 광야에 천신이 있었다. 그 천신은 길가에 서서 이렇게 생각했다.
\"저 코살라 상인들에게 가서 의리義理에 대해서 물어보자. 만일 저 상인들이 내가 물었을 때 기쁘게 풀이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내 힘으로 그들을 도둑들로부터 벗어나서 편안히 갈 수 있도록 하리라. 만일 묻는 바에 흡족치 않으면 다른 천신처럼 내버려 두리라.\" 천신은 생각을 마치고 몸에 빛을 내어 상인들의 수레 야영지를 비추며 게송으로 말했다.
누가 잠에서 깨어났나
누가 다시 깨어난 잠인가.
누가 이 뜻을 풀 수 있는가
누가 나에게 말할 수 있는가
이 때 상인들 속에 우바새가 있었다. 부처님을 믿고, 법을 믿고, 스님들을 믿었다. 한마음 삼보를 향하고 삼보에 귀의하며, 삼보를 의심치 않았다. 사성제에서 의혹을 여의어 사성제를 깨닫고, 첫째가는 무간등과無間等果를 얻었다. 상인들과 함께 길벗이 되어 있었다. 저 우바새가 밤이 되어 무리의 뒤에서 단정히 앉아 사유하며 천신의 말을 생각했다.
십이인연을 역순으로 관찰했다. 이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있다. 이 일 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 일이 있다. 이를테면 무명을 연緣하여 행行, 행을 연하여 식識, 식을 연하여 명색名色, 명색을 연하여 육입六入, 육입을 연하여 촉觸, 촉을 연하여 수受, 수를 연하여 애愛, 애를 연하여 취取, 취를 연하여 유有, 유를 연하여 생生, 생을 연하여 노사老死 우비고뇌. 이렇게 큰 괴로움들이 쌓여 간다. 무명을 없애면 행도 없고, 행이 없으면 식도 없고, 식이 없으면 명색이 없고, 명색이 없으면 육입이 없고, 육입이 없으면 촉이 없고, 촉이 없으면 수가 없고, 수가 없으면 애가 없고, 애가 없으면 취가 없고, 취가 없으면 유가 없고, 유가 없으면 생이 없고, 생이 없으면 노사와 우비고뇌가 없다. 그렇다. 그렇다. 이 순수한 괴로움의 소멸이여! 이 우바새는 사유를 마치고 게송으로 말했다.
내가 잠에서 깨어났다네
내가 깨어난 잠이라오
내가 그 뜻을 알고 풀이하겠소
사람들이 기억하도록 말할 수 있소.
그 때 천신이 우바새에게 물었다.
\"어떻게 잠에서 깨어났소. 무엇이 깨어난 잠이요. 어떻게 뜻을 알 수 있었소. 어떻게 기억하도록 말할 수 있소.\" 그 때 우바새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욕망과 번뇌를 다 여읜
해탈, 바른 지혜의 마음
그는 아랴한
그는 깨달은 사람
나는 거기 잠든 사람
괴로움이 생기는 원인
괴로움도 인연의 모임
이 모든 괴로움 남김없이 없애는 길 알지 못하네
괴로움이 다한 곳
바르고 평등한 길 모르네
그들은 늘 잠들어 있네
나는 거기에서 깨어 있다네
이것이 잠에서 깨어남
이것이 깨어난 잠
이렇게 알고 있기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네
그때 천신은 게송으로 말했다.
잠에서 깨어남도 좋고
깨어난 잠도 좋다
뜻을 잘 아니 좋고
기억하도록 말해 주니 좋다
오래 헤어져 지금 본다
모든 형제들이여 오라
그대 은혜의 힘 때문에
모든 상인들 함께
도둑의 겁탈 벗어나
편안한 길을 가리라
이와 같다. 여러 비구들이여. 저 코살라 늪지대에서 상인들이 무사히 광야를 빠져나간 것은.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기쁜 마음으로 받들었다.
「잡아함 제590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