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법어 도림 법전스님


도림 법전스님

도림 법전스님의 법어 공간입니다.
동안거결제법어

사방으로부터 함께 모여들어
모두 무위의 법을 배운다
여기가 바로 부처를 뽑는시험장이니
마음을 비워야 급제하여 고향에 돌아가리라
(十方同共聚)
(個個學無爲)
(此是選佛場)
(心空及第歸)

제목 : 이 몸을 이 때에 제도하지 못한다면... 1991 년 1 월(107 호) 신년사
서산에 해지자 동산에 달 밝아 오듯이(日落西山月出東)
경오년 한 해가 저물자 신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늘 이맘때쯤 새해 벽두에 서면 산문(山門)에 의지한 운수(雲水)의 몸이라 그런지 몰라도
새해를 맞는 기쁨이나 새로운 한 해를 맞는 희망을 갖기보다는
광음(光陰)이 신속하고 세월의 무상함이 간절하기만 합니다.
옛 사람이 일러주신 무상권발문(無常勳發文)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대저 무상이 신속(迅速)하고 생사가 평초(萍草)에 이슬 같도다.
해가 가네 해가 가네 해가 다 가네. 일모청산에 해가 다 가네.
이날 저날 그럭저럭 다 보내고, 이달 저달 엄벙덤벙 다 보내고
이해 저해 얼른얼른 지나가니 백 년 삼만육천 날이 번개같이 다 지나가네.
이팔 청춘이 그만 벌어져 가고 저승길이 점점 가까이 돌아오나니
초로(草露) 같은 이 내 목숨을 나날이 재촉이 된들 어느 뉘라서 깨칠손가.
오욕 그물에 걸린 인생 포식과 따뜻한 의복을 너무 좋아마소.
반야지혜를 어서 닦아 모두 성불하옵시다.
언제 읽어도 간절한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장엄염불 가운데에도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못한다면(此身不向今生度)
다시 어느 때를 기다려 제도할 것인가(更待何生度此身)
세속인들에게는 새해를 맞으면 뜬구름 같은
부귀공명이나 고대광실이나 금은보화를 구하는 일로 분주하겠지만
산승에게는 그런 따위가 무엇에 소용되겠습니까?
참다운 수행자라면 구구하게 더 이야기하는 것조차 번거롭다 할 것입니다.
올해에는 어쩌든지 행주좌와(行住坐鳳) 어묵동정(語뿔慮靜)에
참답게 수행하여 생사대해(生死大海)를 건너
인천(人天)의 안목(眼目)이 되고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얻어
어지러운 세상에 참다운 광명이 됩시다.

해인사 주지 법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