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上堂하시어 주장자拄杖子를 들어 세 번 치시고)약인투득향상관若人透得向上關하면
시각산하대지관始覺山河大地寬이라
불락인간분별계不落人間分別界하나니
하구녹수여청산何拘綠水與靑山이리오
만약 어떤 사람이 향상관을 뚫는다면
산하 대지에 걸림없음을 알게 되리라
인간세상의 분별에 떨어지지 않나니
어찌 푸른 산 깊은 물에 구애됨이 있으랴?
옛날 중국에 낭야 스님이 계셨습니다. 낭야 스님은 분양 스님의 제자인데 자명 등 여러 도반과 함께 분양스님 회상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은 무척 추운지방이었는데 분양 스님께서 낭야 스님을 단련하기 위해서 찬물을 뿌리고 재를 뿌리면서 나가라고 해도 낭야 스님은 나가지 않고, 공부만 열심히 하여 마침내 도道를 깨달아 임제종선禪을 크게 일으켰습니다.
어느 날 장수 스님이 낭야 스님께 여쭙기를“허공과 같이 깨끗한 법계法界라 하는데 어찌 산하대지山河大地와 차별이 복잡하게 벌어져 시끄럽게 되었습니까?”하고 의심이 나서 물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청정본연淸淨本然커니 운하홀생云何忽生 산하대지山河大地닛고?”
“청전본연커니 어째서 산하대지가 생겨났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낭야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청정본연淸淨本然커니 운하홀생云何忽生 산하대지山河大地리오”하고 되물었습니다.
“청정본연한데 어째서 산하대지가 생겨났다고 하는가”하고 되물었습니다.
거기에 천동각天童覺 스님이 송하기를
“견유불유見有不有요 번수복수飜手覆手로다.”있다고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도 한다, 손바닥을 뒤집기도 하고 엎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45년 동안 설법을 하시고 마지막에는 한 글자도 설한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처처녹양감계마處處綠揚堪繫馬요
가가문외통장안家家門外通長安이로다
곳곳에 푸른 버들이니, 말을 매어두기 알맞고,
집집마다 문 밖의 길은 서울로 통해 있도다.
거사로서는 인도에는 유마 거사, 중국에는 방 거사, 우리나라는 부설 거사가 유명한 도인거사입니다.
하루는 방 거사가 석두 스님을 찾아가서“만법萬法과 짝하지 않는 것은 어떤 사람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도道란, 진리眞理란 무엇이냐고 물은 것입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방 거사 입을 틀어막았습니다.
그러자 방 거사가 바로 깨달았습니다.
방 거사 계송에
일용사무별日用事無別 유오자우해唯吾自偶諧
두두비취사頭頭非取捨 처처물장괴處處勿張乖
주자수위호朱紫誰爲號 구산절점애丘山絶點埃
신통병묘용神通幷妙用 운수급반시運水及㮽柴
일용사가 별 다른 것이 없고 오직 내가 스스로 하나 되는 것일 뿐 낱낱이 취하고
버리는 것이 아님이니 곳곳이 어긋나는 것이 없음이로다. 벼슬 높은 사람을 누가
귀하다고 하는가? 청산은 띠끌 하나 없는데 신통과 아울러 묘한 작용이 물 긷고
땔나무 하는 일이로다.
방 거사는 다시 강서江西로 가서 마조 대사馬祖大師를 찾아가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만법萬法과 짝하지 않는 것은 어떤 사람입니까?”
“네가 한 입에 서강西江의 물을 다 마시고 오면 그때에 네게 일러주리라”하니 언하言下에 확연히 깨닫고, 계송 짓기를
시방동공취十方同共聚
개개학무위箇箇學無爲
차시선불장此是選佛場
심공급제귀心空及第歸
시방에서 다같이 모여
낱낱이 무위를 배워
여기는 부처 뽑는 과거장이라
마음이 공해 급제해 돌아가더라.
목인방가木人放歌하고 석녀기무石女起舞로다.
나무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돌계집은 일어나 춤을 추는구나.
자명 선사도 분양 화상 밑에서 지내면서 밤낮으로 열심히 정진했습니다. 밤이 깊어 졸리면 송곳으로 허벅다리를 찌르며 탄식하기를“고인들은 도를 위하여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정진했거늘 나는 또한 어떤 놈이기에 게으르고 방종하며 살아서는 모든 일에 도움이 되지 않고, 죽어서는 후세에 이름이 없으니 너는 무엇하는 놈이냐?”하고 스스로 경책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정성을 다하여 공부하더니 후일에 확연히 깨달아 분양 선사의 도풍을 크게 떨쳤습니다.
우리 총림의 대중들께서도 삼동결제 동안 애써 정진하여 자성自性을 깨달아 확철대오廓徹大悟하여 널리 중생을 제도하도록 합시다.
무상홀도교수체無常忽到敎誰替리요
유상원래용자환有償元來用自還이라
약요불경염노안若要不經閻老案인댄
직수참투조사관直須參透祖師關이로다.
누구를 시켜 대신하랴
빚이 있으면 원래 제가 갚아야 하느니
만일 염라 늙은이의 심문을 받지 않으려거든
모름지기 바로 조사의 관문을 뚤어야 하리라.
(주장자 한 번 치시고 하좌하시다)
불기 2559(2015)년 을미년 동안거 결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