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 스님과 산을 오르던 중 계단 옆으로 불그스름한 한 송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상사화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춘추시대 송나라 강왕이 신하를 귀향 보낸 후 그의 아내를 후궁으로 맞이하였습니다. 그 사실을 안 남편이 자살을 하자 부인이 남편을 따라 성벽으로 떨어져 죽었고 마지막 유언으로 남편과 합장合葬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하지만 강왕은 부부를 떨어뜨려 묻었고 그 무덤 사이에 상사화가 피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스님이 세속의 여인을 연모했지만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죽어 꽃이 되었다는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꽃은 잎을 그리워 하고 잎은 꽃을 그리워한다는 상사화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입니다. 그상사화를 보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잎과 함께 할 수 없는 꽃, 꽃과 함께 할 수 없는 잎….
하지만 상사화의 꽃과 잎이 단순히‘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만을 의미할까요?
생물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는 조금 달리 해석됩니다.일정한 양분을 필요로 하는 식물의 생장에서 한번은 꽃에게 모든 양분을 쏟아 아름다운 꽃으로 살아가게 하고 이내 그 꽃이 져 버리면 온전한 양분을 잎에게 주어 잎이 생기 있게 하는….
어떤 때는 만개滿開한 꽃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어떤 때는 푸른 잎을 보며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꽃, 꽃과 잎이 만나지 못해 아쉬움을 주는 꽃이 아닌 하나 하나에 생명을 쏟는 꽃.
요즘 사람들은 살아가며 모든 것에 만족을 느끼려 합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려 하지 않고 완전한 것을 추구하려 부단히 노력합니다. 그러다보면 사실 모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기도 하고 포기를 못하고 끌려 다니기도 합니다. 마치 꽃과 잎이 같이 있지만 일찍 시들어버리는 다른 꽃들처럼 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
그것은 모든 것을 하려는 노력보다는 하나의 완벽함을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하고 그리고 그 완벽함을 이루고나서 다른 것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상사화 같은 모습이 아닐까요?
모든 것이 완벽해야만 한다고 외치는 시대에 선택과 집중으로 확고한 매력을 보여주는 상사화를 보며 생각에 잠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