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화려한 봄날에는 아니 오시더니, 여름 앞둔 이 오월에서야 날 보러 오시나이까.’라며 멀리, 그리고 가까이의 나무 잎사귀들이 짐짓 여린 척하며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 속에 열정을 품은 채 연둣빛을 쏟아내고 있다. 그 아래, 오랜 바위들을 품은 계곡은 그저 백 년 전 오늘처럼, 십 년 전 오늘처럼 여일하게 흐르고 있다. 이제야 겨울잠에서 깨어나 동굴 속에서 갓 나온 것 마냥 나는 햇살과 공기를 만끽한다. 해인사 매표소를 지나 계곡을 옆에 끼고 해인사로 향하던 오월의 어느 날이었다.tath\'eva katapuññam pi asmā lokā paraṃ gataṃ
따테와 까따뿐냠 삐 아스마 로까 빠랑 가땅
puññāni paṭigaṇhanti piyaṃ ñātīva āgataṃ. ①
뿐냐니 빠띠간한띠 삐양 냐띠와 아가땅
공덕 쌓은 이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공덕들이 맞이한다.
소중한 이가 돌아올 때 친척들이 맞이하듯. ② 《법구경 220》
위의 시는 법구경 제16장 ‘사랑하는 것(Piya)’편의 시이다. 깊고 소중한 인연을 우리가 반갑게 맞이하듯, 무량공덕 지은 이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바로 그 공덕일 것이다. 그 공덕의 열매일 것이다.
가는 길도 좋고 동행했던 이들도 그저 훈훈했으며 여정의 끝에 나를 반기는 벗 또한 참 따뜻했던 지난 오월의 하루처럼, 오늘이 좋고 함께 하는 이들이 그저 훈훈하며 이 인생의 여정 끝에 나를 반기는 것 또한 내가 지은 공덕의 숲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지금 내 마음자리에는 공덕의 묘목들이 있는가. 씨앗 심은 자리가 있기는 한 것인가... 내 마음자리 살피다가 이내 얼굴이 붉어진다... 그래도 괜찮다. 이제 알았으니 지금부터 심으면 될 일이다. 그 오월, 그 날의 모든 것들이 듬성듬성 게으른 내 마음자리를 오롯이 비추고 지나갔다.
이제 경주 인연이 ‘해인사 인연’이란 이름으로 바뀌게 될 것 같다... 그 인연자리가 더 깊어지고 빛이 나겠지... 그리하여 이 고운 인연들과 때로는 함께 때로는 각자 이 인생의 여정을 참되고 아름답게 채워가게 될 것이다...
① tath\'eva: 마찬가지로. katapuññam: 공덕 쌓은 이를. pi: ~도 또한. asmā: 이것으로부터. lokā: 세상으로부터. paraṃ: 저쪽의. gataṃ: 간. puññāni: 공덕들이. paṭigaṇhanti: 맞이한다. piyaṃ: 소중한 이를. ñātī: 친척들이. iva: ~하듯이. āgataṃ: 돌아옴을.
② 호행복자好行福者 종차도피從此到彼 자수복조自受福祚 여친내희如親來喜 (한역법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