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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 삶에 정성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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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말씀, 법구경 - 김서리 2015년 05월 399호
이른 새벽, 눈을 부비고 일어나 사찰 내부와 앞마당 청소를 한다. 몸에 땀이 날 정도로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 보면 스님들께서 발우를 들고 맨발로 탁발托鉢을 나가신다. 그리고 한 시간 가량이 지나면 가득 찬 발우를 들고 스님들이 사찰로 돌아오신다. 스님들을 시봉하던 젊은이들은 발우가 넘쳐 더 이상 담지 못했던 음식이며 선물을 가방에 담아 스님들을 뒤따라온다. 오래 전, 태국 사찰에서 논문 수정을 하며 한 달 가량 머물 때 매일 보았던 일이다.
태국 문화나 태국불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때라 그 장면들은 너무나 신기했다. 빈 발우가 어떻게 가득 차게 되었을까... 해도 뜨지 않은 그 시간에, 상점들이 문도 다 열지 않은 그 시간에 어떻게 발우가 가득 차서 돌아오게 되었을까? 그 호기심에, 어느 날 사찰 청소를 하다가 빗자루를 내려놓고 스님들을 살짝, 멀찍이 따라가 보았다. 그리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맨발로 탁발을 가시는 스님들에게도 놀랐지만, 더 놀랐던 건 그 어둠 속에서 음식을 들고 길거리 군데군데 서있는 사람들이었다. 집에서 음식을 해왔든, 음식점에서 사왔든 그들은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기 위해 그 새벽의 어둠을 밀어내고 나와 있었다. 태국불교에서는 ‘공덕’을 짓는 것이 상당히 중요시되고 있기에 그런 문화가 일반화되어 있기는 하나, 공양을 올리는 자의 그 정성어린 마음은 매 순간 얼마나 아름다운가. 매일 아침 스님들이 발우에 담아왔던 것은 음식이 아니라, 공양올린 자들의 정성이었다. 그날 아침 그들이 만나는 스님들이 유명하건 유명하지 않건, 비구스님이건 사미스님이건 상관없이 그들은 그들의 정성대로 공양을 올리게 된다.
그들이 올린 공양은 스님들의 발우에 담겨지고 그 발우에 담긴 공양물은 그날 스님들에게도, 또는 명상하는 사람들에게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가게 된다. 매일 새벽마다 누군가의 정성은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게 되는데... 그 공덕이 얼마만 하다고 헤아릴 수 있겠는가. 이렇게 공양에 대한 공덕을 말하는 법구경의 시들을 소개하겠다.

pūjārahe pūjayato Buddhe yadi va sāvake
뿌자라헤 뿌자야또 붇데 야디 와 사와께
papañcasamatikkante tiṇṇasokapariddave,①
빠빤짜사마띡깐떼 띤나소까빠릳다웨

공양 받을 만한 분들을 공양하는 이들,
장애를 초월하고 고통과 슬픔을 이겨낸 붓다들이나 제자들을 공양하는 이들,②《법구경 195》

te tādise pūjayato nibbute akutobhaye
떼 따디세 뿌자야또 닙부떼 아꾸또바예
na sakkā puññaṃ saṃkhātuṃ im\'ettam api kenaci.③

나 사까 뿐냥 상카뚱 이멧땀 아삐 께나찌

[욕망을 여의어] 평온하고 어디에도 두려움이 없는 그런 분들을 공양하는 이들의
공덕을 누구도 얼마만 하다고 헤아릴 수 없다.④ 《법구경 196》

위의 시들은 법구경 제14장 ‘깨달은 이(Buddha)’편의 마지막 시들이다. 훌륭한 분들께 공양 올리는 이들의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한다. 공양을 받는 대상도 중요하고, 공양 올리는 그 행위도 중요하겠으나, 공양 올리는 이들의 그 정성과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공양 올리는 이들의 그 공덕의 결과가 어떠하든 공양을 준비하고 올리는 그 정성은 봄날의 벚꽃보다, 매화보다 곱고 아름답지 아니한가.
매년 4월이 되면 어느 사찰 교양대학에 강의를 간다. 대부분의 사찰의 공양주 보살님이 그러하시겠지만, 그곳 공양주 보살님도 음식 만드는 것을 수행으로 삼고 정성을 다해 매끼를 준비하신다. 그 정성은, 음식을 보면서도, 먹으면서도, 먹고 나서도 느껴질 정도이다. 일반인인 내게도 그렇게 정성을 다해서 밥을 챙겨주시는 것을 보며 그 정성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매번 마음을 새롭게 고쳐먹게 된다. 누군가의 정성이 음식에 있든, 글에 있든, 말에 있든… 그 정성이 제대로 전해졌을 때의 그 영향력은 오래, 강하게 가게 마련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정성을 다해 밥 한 끼라도 해 준 적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게 된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삶에 정성이 빠져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큰 공덕이 아니라도, 훌륭한 스님들께 올리는 공양이 꼭 아니라도,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손수 지어 대접할 수 있는 그 정성이 내 삶에 들어오길 바라본다. 오늘 오후 창을 열고 봄기운을 들였듯, 그 정성 또한 내 삶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마음을 곱게 열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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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pūjārahe: 공양받을 만한 분들을. pūjayato: 공양하는 이들의. Buddhe: 깨달은 이들을, 붓다들 을. yadi va: 또는, ~이나~. sāvake: 제자들은. papañcasamatikkante: 장애를 초월한. tiṇṇasokapariddave: 고통과 슬픔을 이겨낸.

② 견제정무예見諦淨無穢 이도오도연已度五道淵 불출조세간佛出照世間 위제중우고爲除衆憂苦 (한역법구경).

③ te: 그들을. tādise: 그러한, 그런. pūjayato: 공양하는 이들의. nibbute: 평온한. akutobhaye: 어디에도 두려움이 없는. na: ~없다. sakkā: 가능한, 할 수 있는. puññaṃ: 공덕은. saṃkhātuṃ: 헤아리는. imaṃ: 이는, 이것은. ettam: 이만, 이 정도. api: ~도 또한. kenaci: 누구에 의해서도.

④ 사여중정士如中正 지도불간志道不慳 이재사인利在斯人 자귀불자自歸佛者 (한역법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