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니며 닦는 온갖 수행이라는 뜻이라 나와있었다. 이번에 향일암을 다녀오기 전까지 강원 1학년을 보내며 성지 순례, 산행 등의 만행을 하였지만 그것은 나에게 만행이라는 낯선 단어로만 느껴졌다. 오히려 쉬거나 친목을 위한 여행이나 다름 없었다.<너무나 고요하고 푸르렀던 남해바다>
주지스님께서는 아쉽게 출타 중, 재무스님과 차담을 하고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금오산 향일암. 금오산은 거북이 산이란 뜻이고 그래서 거북이 형상 돌들이 많았다. 향일암은 해를 바라보고 해를 품은 암자란 뜻이다.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 중 하나란 말도 들었다. 그래서 기도하러 힘들게 여기까지 오는 불자님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원효대사께서 이 향일암을 창건하셨다는 말을 듣고 참 대단한 암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바다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에 원효대사 좌선대가 보였다. 저기서 수행하셨었구나....
<원효스님 좌선대>
2009년 원인모를 화재에 휩싸여 전소된 아픔을 가지고 지금은 계속 중건중에 있다 하셨다. 향일암도 아픔을 가지고 있었구나..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새삼 나만 힘들게 살고 있다는 이기심에 고개를 떨궜다. 특히 정상에서 본 바다를 향해 목을 내밀고 있는 거북이 형상 바위는 참 인상적이었다. 저 거북이는 무엇을 향해 저렇게 목을 내밀고 항상 저렇게 있을까. 반면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계속 쭉 가고 있는가. 그보다 포기하고 쉽게 가려고 하지는 않았는가. 출가 전에 가졌던 초심, 삼보에 대한 믿음 그대로 쭉 가지고 있는가. 저 거북이처럼 목을 내밀고 간절히 부처님을 찾고 있는지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바다를 향해 목을 내밀고 있는 거북이 바위>
초심을 다시 확인하고 지금의 힘듦을 수행으로 받아들이고 더욱 정진하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다. 관음성지 답게 곳곳에 관세음보살님께서 힘든데 잘 왔다. 다시 잘해봐라 라는 무언의 말씀을 하시면서 웃고 계셨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향일암과의 만남의 감동을 간직한 나는 다른 어떤 수행보다도 더욱 피부로 느낀 진정한 의미의 만행을 하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해를 향해 있는 향일암, 부처님을 향해 있는 나...그대로 쭉 갈 수 있기를 발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