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권 변상도에서는 개부수화주야신開敷樹華主夜神의 선지식을 만나게 된다.입법계품지십삼入法界品之十三
서다림본회逝多林本會에서 법문이 계속된다.
선재동자가 개부수화주야신 선지식으로부터 그의 전생 설화를 듣고 해탈문을 성취한다.
〈38〉 개부수화주야신회開敷樹華主夜神會 : 원행지, 방편바라밀.
선재동자는 개부일체수화주야신을 뵙고 법을 묻는다. 보살의 매우 깊고 자유자재한 묘한 음성의 해탈문에 들어가서 보니 개부수하주야신이 보배향나무로 지은 누각 안에서 묘한 보배로 만든 사자좌에 앉았는데 백만의 밤 맡은 신들이 모시고 있었다.
선재동자는 그의 발아래 예배하고 합장하고 말하였다.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온갖 지혜를 얻는지 모르겠나이다. 바라옵건대 자비하신 마음으로 저에게 말씀하여 주소서.
개부일체수화주야신이 여러 가지 설법을 하는 중에, 옛적에 부처님이 발심한 인연에 대하여 말하였다.착한 남자여, 저 넓은광명진금마니산세계해가운데 세계종이 있는데, 그 세계종 가운데모든 보배빛 넓은 광명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 염부제에 성이 있는데견고하고 묘한 보배장엄구름등불인데 일만의 큰 성들이 두루 둘러 있었다.
그 세계에서 겁이 다하려 할 때에 다섯 가지 흐린 것이 생겨서 사람들의 수명은 짧아지고 재물은 모자라고, 형상은 더럽고 고통이 많고 즐거움은 적으며, 나쁜 업만 지어서 서로 다투고 서로 헐뜯으며 권속을 떠나게 하고 남의 영화를 질투하며, 생각대로 소견을 내고 법답지 못하게 탐심을 내었느니라. 중생들은 무릎을 꿇고 부르짖기도 하고 몸을 솟아 외치기도 하며,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은 남루하며, 살갗이 터지고 눈에는 빛이 없는 이들이 임금을 향하여 하소연 하였다.
대왕이시여, 대왕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빈궁하고 외롭고 굶주리고 헐벗고 병들고 쇠약하여 여러 가지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목숨이 바람 앞의 등불 같사오나 의지할 데도 없고 구해줄 이도 없사오며 하소연을 할 데도 없나이다. 그래서 저희들은 이제 대왕을 바라고 왔나이다.하면서 하소연하였다.
그때 대왕은 이런 하소연을 듣고 백만 아승지 가엾이 여기는 문을 얻어, 한결 같이 큰 자비심을 일으켜서 일체법음원개왕발십종어보시一切法音圓盖王發十種語布施를 열 가지로 말하였다.
①애달프다 중생이여, 바닥 모를 생사의 구렁에 빠졌으니 내가 어떻게라도 빨리 건져내어 온갖 지혜의 땅에 머물게 하리라.
②애달프다 중생이여, 모든 번뇌의 핍박한 바가 되었으니 내가 어떻게라도 구제하여 그들로 하여금 온갖 착한 업에 편안히 머물게 하리라.
③애달프다 중생이여,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데 떨고 있으니 내가 어떻게라도 의지할 데가 되어 몸과 마음이 편안함을 영원히 얻게 하리라.
④애달프다 중생이여, 항상 세상의 공포 속에서 시달리니 내가 어떻게라도 도와주어 온갖 지혜의 길에 머물게 하리라.
⑤애달프다 중생이여, 지혜의 눈이 없어 내 몸이라는 소견의 의혹에 덮이었으니 내가 어떻게라도 방편을 지어 의혹의 소견과 눈에 가린 막을 걷어 내주리라.
⑥애달프다 중생이여, 항상 어리석음에 미혹되었으니 내가 어떻게라도 밝은 횃불이 되어 온갖 지혜의 성을 비추어 보게 하리라.
⑦애달프다 중생이여, 항상 아끼고 질투하고 아첨하는 데 흐리어졌으니, 내가 어떻게라도 열어보여서 청정한 법의 몸을 증득케 하리라.
⑧애달프다 중생이여, 생사의 바다에 오랫동안 빠졌으니, 내가 어떻게라도 널리 건져내어 보리菩提의 저 언덕에 오르게 하리라.
⑨애달프다 중생이여, 여러 감관이 억세어 조복시키기 어려우니 내가 어떻게라도 잘 다스려 여러 부처님의 신통한 힘을 갖추게 하리라.
⑩애달프다 중생이여, 소경과 같아서 길을 보지 못하니 내가 어떻게라도 잘 인도하여 온갖 지혜의 문에 들어가게 하리라. 이렇게 말하고는 북을 치고 영을 내리기를
내가 지금 모든 중생에게 보시하여 필요한 것을 모두 만족케 하리라.하고 크고 작은 여러 성과 모든 마을에 선포하여 창고를 열어서 갖가지 물품을 내어서 네거리에 쌓아 놓으니 금, 마니, 보배, 의복, 음식, 꽃, 향, 영락, 궁전, 집, 평상 등 여러 가지 병에 필요한 약 등을 보시하여 모든 이들을 편안하게 하였다.
모든 법의 성품이 허공과 같음을 알고 구걸하는 이에게 외아들이라는 생각과 부모라는 생각과 복밭이라는 생각과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과 이익하고 은혜롭다는 생각과 견고한 생각과 스승이라는 생각과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내었느니라. 처소도 종족도 형상도 가리지 않고 오는 이마다 그의 욕망대로 인자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평등하게 보시하며 만족케 하였다.
또 과거세에 발심해서 몸과 마음의 덕으로 행한 일을 말한다.
그때 이 모임 가운데 한 장자의 딸이 있었는데, 이름이 보배광명동녀寶光明童女라. 60명의 동녀들과 함께 있었다. 단정하고 아름다워 사람들이 기뻐하니 살갗은 금빛이고 눈과 머리카락은 검푸르고, 몸에서는 아름다운 향기가 나고 입으로는 범천의 음성을 말하며, 훌륭한 보배 옷으로 단정하였고, 항상 수줍은 모습을 품고 바른 생각이 산란하지 않으며, 위의를 갖추고 어른을 공경하며, 깊고 묘한 행을 따르기를 생각하여 한 번 들은 법을 늘 기억하고 잊지 않으며, 전생에 심은 착한 뿌리가 마음을 윤택하게 하매 청정하고 광대하기가 허공과 같아서 중생들을 평등이 있게 하며 부처님들을 항상 보고 온갖 지혜를 구하였느니라.
그때 보배광명동녀가 대왕으로부터 멀지 않은 데서 합장 예배하고 이렇게 생각하였느니라.지금 이 대왕께서 한량없고 그지없는 무명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었사오니 저도 오는 세상에서 그와 같이 되어 지이다. 저도 오는 세상에 그와 같이 되며, 그의 나시는 곳에 저도 따라가서 나게 하여 지이다.라고 발원을 하였다.
이때 대왕은 이 보배광명동녀가 이런 마음을 내는 줄을 알고, 하고자 하는 대로 모두 그대에게 주겠다고 한다. 또 내게 있는 온갖 것을 다 버려서 모든 중생들이 모두 만족하게 하겠다고 한다.
보배광명동녀가 대왕의 본생本生을 찬탄하는데,
대왕의 아버지는 정광명이고 대왕의 어머니는 연꽃 빛이라. 다섯 가지 흐림이 나타날 적에 임금으로서 천하를 다스리니 그때 엄청난 동산이 있고 동산에는 오백의 못이 있어 각각 일천의 나무가 둘러서고 못마다 연꽃이 덮이고 그 못 언덕 위에 집을 지으니 기둥이 천 개라 난간이며 모든 장엄이 모두 구비하였네.
보배광명동녀寶光明童女가 믿음이 청정하여 환희한 마음으로 대왕의 전생의 공덕와 현생의 자비심을 찬탄하는데예전에는 여러 중생들 가난하고 헐벗어서 풀잎으로 앞을 가리어 굶주려서 아귀 같더니, 대왕이 세상에 나시매 살이 저절로 나고 나무에서 의복이 나와 남자와 여자들 새 옷을 입네. 옛날에는 하찮은 이익을 다투어 법도 없이 서로 뺏더니 지금은 모든 것이 풍족하여 마치 제석천의 동산에 온 듯하였네.
옛날에는 여러 중생들 거짓말하고 진실하지 못하여 법도 모르고 이익도 없어 아첨하고 잘 보이려 하더니, 지금에는 여러 사람들 나쁜 말은 하나도 없고 마음이 유순하며 하는 말이 모두 화순하도다.이렇게 보배광명동녀는 모든 법음성 원만한 일산왕을 찬탄하고, 한량없이 돌고 합장하고 엎드려 절하고는 허리를 굽혀 공경하며 한 곁에 물러가 앉았다.
그 때 대왕이 보배광명동녀를 찬탄하고 말하였다.착하다 보배광명동녀여, 그대가 다른 이의 공덕을 능히 믿으니 희유한 일이로다. 모든 중생들은 다른 이의 공덕을 믿지도 알지도 못하느니라. 모든 중생들은 은혜 갚을 줄을 알지 못하며, 지혜가 없고 마음이 흐리며, 성품이 밝지 못하여 뜻과 기운이 없고 수행하는 일까지 물러가나니 이런 사람들은 보살과 여래의 공덕과 신통한 지혜를 믿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느니라.너는 이제 용맹한 마음을 내어 중생을 널리 거두어 주는 공功이 헛되지 아니할 것이다.
왕은 이렇게 보배광명동녀를 칭찬하고는 훌륭한 보배 옷을 그 모든 권속들에게 주었고,
그 옷을 입은 아가씨들은 왕의 오른쪽으로 돌았는데 보배 옷에서 별 같은 광명이 두루 쏟아져 나와서 깨끗한 밤하늘의 별처럼 장엄하였다는 이야기를 선재동자에게 들려준다.
개부일체수화주야신이 선재동자에게 해탈의 뜻을 펴려고 거듭 말하였다.
나에게는 넓고 큰 눈이 있어 시방의 모든 세계해에서 다섯 길에 바퀴 돌듯 하는 이를 모두 다 보며, 그리고 저 여래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 앉으시니 신통이 시방에 가득하며 법을 말하여 중생제도 함을 보노라. 나에게는 청정한 귀가 있어 온갖 소리를 다 듣고 부처님이 법을 말씀하시면 환희하게 믿는 것도 듣노라. 나에게는 남의 속을 아는 지혜가 있어 여러 겁 동안에 있었던 내 일과 남의 일을 분명하게 모두 아노라. 나는 한량없는 겁 동안 닦아 익힌 이 법문을 이제 그대에게 말하노라.
선재동자는 개부일체수화주야신 선지식으로부터보살의 광대한 기쁜 광명을 내는 해탈, 보살출생광대희광해탈문菩薩出生廣大喜光解脫門을 얻었다.
보광명동녀가 여러 가지 착한 일을 하여 욕구를 성취했는데, 그때 아버지는 정광명淨光明이였는데 후에 부처님의 아버지 정반왕이 되었고, 그때 연화광蓮化光은 후에 부처님의 어머니 마야부인이 되었고, 그 때 일체법음원만개왕은 비로자나여래이시고, 보광명동녀는 곧 개부수화주야신 자기라고 선재동자에게 법문을 한다.
나는 다만 이 보살의 광대한 기쁜 광명을 내는 해탈 문만 알뿐이다. 이 도량 안에 대원정진력주야신大願精進力主夜神을 찾아서 보살이 어떻게 중생을 교화하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며, 어떻게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며, 어떻게 모든 여래를 받들어 섬기며, 어떻게 모든 부처님의 법을 닦느냐고 물으라고 한다.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엎드려 절하고 수없이 돌고 하직하고 물러갔다.
여기에서 보광동녀가 왕을 찬탄하는 게송은 조선을 건국한 왕조의 덕과 사적을 찬양하고 왕업의 수호의 내용을 노래로 지은 〈용비어천가〉를 읊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살펴보면, 선지식들의 수행은, 부처님께 공양하듯이 중생에게도 그와 같이 공양을 하고, 불보살님들의 온갖 지헤의 서원 바다에 들어가서 모든 부처님들의 서원을 만족하게 하며, 용맹한 지혜를 얻어서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며, 청정한 서원으로 보살의 수행 바다에 들어가며, 자유자재한 힘을 얻어서 모든 보살의 해탈문 바다에 들어가게 하는 선지식들의 원력을 선재동자가 성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들의 수행도 이와 같이 되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