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인사의 자랑거리에는 용맹정진이 있다. 학인스님들과 선원스님들이 일주일 정도 철야 정진을 하는 것이다. 16시간 정진하고 매시간분 45분정진 15분 방선을 한다. 평소 용맹정진에 대해 환상이 있었는데 이렇게 내가 용맹정진 올라간다다니까 기분이 좋으면서 한편으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들었다. 용맹정진 가기 전 앉을 좌복을 말리고 스트레칭을 했다. 스트레칭 하는데 다리 벌리기도 힘들고 모든 동작이 힘이 들었다. 아마도 스트레칭을 평소에 안해서 몸이 굳은 것 같다. 그렇게 몇 일 동안 계속 스트레칭을 하니 점점 몸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일이면 용맹정진 이다. 저녁에 선원에 올라가 선원스님과 학인스님간의 인사를 하고 관음전으로 복귀해 자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앉을 때 결가부좌가 안되니 반가부좌로 하자, 정진하는데 공양을 많이 먹으면 잠이 오니 하루에 한끼만 먹을까?, 정진할 때 절대 허리를 굽히지 않아야지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 기상시간이 되어 일어나 바로 해우소를 들려 학인스님들과 선원에 올라가 새벽예불을 한 후 정진을 시작했다.
용맹정진때 선원에서는 새벽, 저녁 예불은 죽비 3타로 끝나며 사시예불을 안한다. 처음 1시간은 천천히 숨을 들이켜 내쉬고 반복적으로 했다. 45분이 되었다 알람소리가 나고 15분 경행 순서가 되었다. 첫째 날에는 그다지 힘들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두 번째 날에는 새벽 시간이 되니 조금 눈이 감겼지만 그래도 화두를 잡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화두는 잘 잡히지 않았고 다리는 점점 저려오면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오후 정진때는 다리가 더더욱 아파 오기 시작 했다. 저녁 정진 시간에는 4시간을 연달아 하는데 경행하고 앉으면 다리가 가부좌가 잘 안되고 엉덩이 골반 쪽이 너무 땡겨 왔다. “벌써 포기해야하나, 이제 이틀 됐는데 벌써 이러면 어떻게 버틸려고 하냐고” 나를 꾸짖었다. 그리고 참을성을 가지고 더 버텨보려고 노력해봤다. 셋째날 새벽3시 새벽예불을 마치고 정진을 시작했다. 화두는 안 잡히고 오직 이 다리에게 신경이 쏠려 힘들었다. 5시 아침 공양 시간이 되고 나는 공양 하고 씻고 쉴 때 다리를 만지면서 풀어주려고 했고 좀 괜찮아진 듯 했다. 아침 정진시간 나는 수식관이라고 참선할 때 하는 수행을 해봤다. 집중이 조금씩 되어가면서 차차 안정이 되었다. 넷째 날 새벽정진 중 잠깐 눈을 감고 있었는데 갑자기 몸이 앞으로 확 귀울어졌다. 순간 “잤구나” 하고 살며시 몸을 다시 일으켰다. 그러곤 다시 정진을 시작했다. 다리도 아프고 수식관을 해도 집중이 안되었다. 그리고 잠이 서서히 오기 시작했다. 몸이 안 따라 주는 것 같다. 아직은 내가 수행정신이 약한 것 같다. 정진이 점점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다섯째날과 여섯째날은 절정이었다. 다리는 이미 접히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마음속에는 화두는 사리지는 듯 했다. 독기로 앉아있는 것 같다. 근데 옆에 도반 스님 한분은 용맹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허리 꼿꼿이 세우고 잠도 잘 안 잔다. 힘들 때 마다 옆 도반스님 보면서 그래도 많이 참고 견딘 것 같다.
선원 스님들 중에도 조금씩 조시는 스님이 계시지만 딱 자세 바로하고 앉아계시는 스님들을 보며 우리 학인스님들과는 다른 듯 했다. 학인스님들은 아직 출가한지 얼마 안되서 꾸벅꾸벅 졸거나 다리를 왔다갔다 하시는 스님들도 계셨다. 물론 나도 그 축에 속한다. 일곱 번째날 드디어 내일 새벽 3시면 끝이 난다는 생각이 들어 좋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용맹정진 중에 뭐했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돌이켜 보면 공양 많이 하고 잠자고 다리 아프다고 이리저리 다리 바꾸고 나만 힘들고 아픈 것 아니고 다 힘든데 괜히 인상쓰고 용맹정진 참가한 스님들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용맹정진 가기 전에 한 약속들 중 지킨 것은 그나마 허리 굽히지 않는 것 이외에는 없는 것 같다. 수해의 길은 아직 멀고도 먼 것 같이 느껴졌다. 정진 하면서 이런저런 지금까지 용맹정진하는 걸 생각하니 시간은 지나 저녁 정진 시간이었다. 점점 마음이 들떠져 막 움직이고 싶고 뭔가 말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최대한 그것을 억누르려고 애썻다. 조금씩 안정이 되는 듯 했고 새벽 정진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 죽비3시간 전에 폭풍죽비라고 조금이라도 자거나 움직이면 죽비경책이 시작된다. 나는 안 움직이려고 부들부들 떨면서 안간힘을 다해 참았지만 결국 죽비 경책을 받았다.
그 시간이 제일 힘든 순간 중에 한 순간일 것 같다. 그렇게 폭풍죽비 시간이 지나고 새벽예불을 마치고 선원스님들과 인사하고 회향을 했다. 용맹정진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같다. 다리도 많이 아프고 잠도 자고 힘들고 짜증도 났다가 좋았다가 그랬는데 하나의 경험으로 삼아 다음에 용맹정진을 하게 된다면 더욱 더 발전 된 모습으로 특히 화두가 안 잡히더라도 잡을려고 노력하면서 더 잘해야겠단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