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암투병중인 시어머니와 연변에서 온 며느리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서래의 2 - 최윤영┃전남 장성 거주 2015년 03월 397호
저는 연변에서 시집온 중국새댁입니다. 5년 전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고 애 둘 낳고 시어머님 모시고 다섯 식구가 오붓하게 살고 있습니다.
다들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게 힘들지 않느냐고 하지만 저는 오히려 어머님 안계셨으면 어떻게 버텼을 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찍 남편 보내시고 재가하셨지만 그 남편마저 교통사고로 떠나보내야 했고 빚보증에 전 재산 날리고 거기에 암까지... 어머님 사연은 참으로 안타까웠어요. 저라도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모습 보여드리고 옆에서 건강 챙겨드리고 어머님 즐겁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강한 인상과 달리 어머님은 참 좋은 분이세요. 중국에서 왔다고 무시하지도 않고 참 따뜻하게 대해 주세요. 살림하는 것이 서툴러 엉망이 됐어도 혼내지 않고 믿고 기다리고 상냥하게 가르쳐 주셨어요. 살 빼라고 운동도 다니게 해주시고 첫째 출산 할 때에는 막 끝난 항암치료로 인해 본인도 무척 힘 드셨을 텐데도 제 곁에 지켜 주셨고 실수한 뒤처리까지...
불교를 믿는 분이시라 제사도 참 많았지만 혼자서 거의 음식을 다 장만하시고 제가 힘들어한다고 손도 못 대게 했어요. 김장철에도 저더러 집에서 애만 보라고 하고 혼자서 그 많은 김치를 담구셨어요.
도리켜 생각해 보면 제가 참 철없었어요. 몸도 성치 않는 분인데 하지 말란다고 손을 놔 버렸으니 정말 후회되네요. 어머님은 이렇게 힘든 일은 맨 날 혼자만 하시려고 만 한답니다. 저를 아껴도 너무 아끼셔요.
또한 제 남동생도 거둬주시고 두 번의 몸조리도 어머님이 손수 해주시셨습니다. 거기에 운동 삼아 산에 다녀오시면 쉬지도 못하고 손자들도 봐주시고 주무실 때 보면 거의 방전상태입니다. 제가 효도하려고 어머님 모신 것이 오히려 어머님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네요.
아픈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 더 처지고 드러누우시면 제가 힘들까봐 열심히 운동 다니시는데 정작 저는 갓난이 때문에 피곤하다는 핑계로 아침도 못 챙겨 드리고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못난 며느리도 잘 삼았다고 칭찬해주시고, 방송통신대에 간다고 할 때도 흔쾌히 승낙해주시고 어머님 사랑은 정말 끝이 없네요. 이런 시어머니 또 어디 계시겠어요.
어머니는 요즘 들어 같이 운동하시던 친구 분들 하나 둘 떠나서 많이 우울하시고 슬퍼 보여요. 우리 어머님 힘내세요. 철없고 부족한 며느리지만 어머님 곁을 지켜 드릴게요. 받은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보답 할게요.정말 잘할게요. 이젠 힘든 일 혼자 하지 마시고 제가 할게요, 맡겨만 주세요.
어머님 사랑해 주시고 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희망을 잃지 마시고 어머님 파이팅! 맘 약해지시면 안돼요. 우리 같이 이겨냅시다.
비록 가진 것 없지만 가족이 화목하고 이렇게 친딸처럼 생각해 주시는 어머님, 자상한 신랑,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새끼들...,사랑해주고 믿어주는 가족이 있어 너무 행복 합니다. 한국에 시집오기 잘했고 참 잘 왔다고 생각 합니다.
어머님 사랑해요. 우리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