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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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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말씀, 법구경 - 김서리 2015년 03월 397호
오래전 일이다. 새벽 기도를 하려고 일어나 눈을 비비고 있노라면 간간이 걸려오는 전화 한 통이 있었다. 태자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어 깨달은 자, 즉 붓다가 된 곳인‘붓다가야(Buddhgaya)’에서 오는 전화다. 인도 유학시절,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태국인 친구가 태국의 우안거 기간에 맞춰서 명상수행을 하러 붓다가야로 떠났었다. 여자 혼자 100일 가까이 늘 새벽까지 수행을 하다가 수행을 마치면 가끔씩 전화를 했었다.“보리수아래에 앉아 있다가 방금 일어났어. 좋은 기운 전해주려고 전화했어!” 이 목소리가 안거철만 되면 시공간을 뛰어 넘어 기억 속에서 들려오곤 한다. 찬 새벽공기를 맑은 정신으로 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을 친구의 그 목소리, 그때는 그 힘이 큰 줄을 몰랐다. 7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또렷하게 기억될 목소리일 줄 전혀 몰랐다. 그때의 나는 속으로‘학생이 논문은 안 쓰고 뭐 하러 멀리 붓다가야까지 가서 명상을 하지?’라고 생각했었다. 학생이라는 신분이 더 중요했던 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있다. 그때의 나든 지금의 나든 학생 또는 강사이기 이전에 업을 닦아나가야 하는 중생이라는 것이다. 수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던 거다. 수행을 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선근인연善根因緣 없이 생기지 않는 것 같다. 중생심 많은 나와는 달리, 지혜로운 이는 항상 자신의 마음을 단련시킨다.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법구경 시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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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akaṃ hi nayanti nettikā
우다깜 히 나얀띠 넷띠까
usukārā namayanti tejanaṃ
우수까라 나마얀띠 떼자낭
dāruṃ namayanti tacchakā
다룽 나마얀띠 땃차까
attānaṃ damayanti paṇḍitā.①
앗따낭 다마얀띠 빤디따

관개수로를 만드는 이들은 물을 통하게 한다.
화살을 만드는 이들은 화살을 곧게 만든다.
목수들은 나무를 곧게 만든다.
지혜로운 이들은 자신을 단련시킨다.②《법구경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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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는 법구경 제6장‘지혜로운 이(paṇḍitā)’편의 시이다. 관개수로를 만드는 이들은 그의 역할을 한다.
물을 통하게 하는 것이다. 화살을 만드는 이들도 그의 역할을 한다. 화살을 곧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혜로운 이는 무엇을 할까? 자신의 마음을 단련시킨다. 지혜로워지기 위해 마음을 단련시키지만 지혜로운 이들또한 끊임없이 마음을 단련시킨다. 이 마음이 어떠하기에 단련시킨단 말인가? 다음의 시가 마음의 성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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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danaṃ capalaṃ cittaṃ dūrakkhaṃ dunnivārayaṃ
판다낭 짜팔랑 찟땅 두락캉 둔니와라양
ujuṃ karoti medhāvī usukāro va tejanaṃ.③
우중 까로띠 메다위 우수까로 와 떼자낭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우며, 지키기도 어렵고 제어하기도 어려운 마음을
지혜로운 이는 곧게 만든다. 화살을 만드는 이가 화살을 곧게 만들 듯.④《법구경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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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는 법구경 제3장‘마음(Citta)’편의 첫 시이다. 마음에 대해서 말하기를, 본디 불안정하고 변덕스럽고 지키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어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마음을 지혜로운 이는 화살을 만드는 이가 화살을 곧게 만들 듯이 단련시킨다고 한다. 두 번째 행의‘ujuṃ karoti’는‘곧게 만든다’또는‘바로잡는다’를 의미하며 앞의 시 80의‘namayanti(곧게 만든다)’와‘damayanti(단련시킨다)’와도 같은 맥락으로 쓰였다.
“내 마음이 왜 불안한가? 내 마음이 왜 변덕스러운가?”에 머무르지 말고, 그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 한번 새기게 하는 시이다.

동안거 해제는 3월 초다. 그 맑고 향기로운 기운들이 온 우주에 가득 차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는다. 7년이 지난 후에도 수행하던 친구의 목소리가 이토록 선명한데, 그 많은 스님들께서 안거를 마치시게 될 때의 그 파장은 어떠할까. 스님들의 선방에는 감히 들어가 보지 못했으나 그 근처라도 가보고 싶은 이 마음은 탁해진 마음을조금이라도 맑히고, 굽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바로잡고 싶은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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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udakaṃ: 물을. hi: 참으로. nayanti: 이끈다, 통하게 한다. nettikā: 관개수로를 만드는 이들은. usukārā: 화살을 만드는 이들은. namayanti: 곧게 만든다. tejanaṃ: 화살을. dāruṃ: 나무를. namayanti: 곧게 만든다. tacchakā: 목수들은. attānaṃ: 자신을. damayanti: 단련시킨다. paṇḍitā: 지혜로운 이들은.
② 궁공조현弓工調絃 수인조선水人調船 재장조목材匠調木 지자조신智者調身 (한역법구경).
③ phandanaṃ: 불안정한. capalaṃ: 변덕스러운. cittaṃ: 마음을. dūrakkhaṃ: 지키기 어려운. dunnivārayaṃ: 제어하기 어려운. ujuṃ: 곧게. karoti: 만든다. medhāvī: 지혜로운 이는. usukāro: 화살을 만드는 이가. va: ~처럼. tejanaṃ: 화살을.
④ 심다위경조心多爲輕躁 난지난조호難持難調護 지자능자정 智者能自正 여장익전직如匠搦箭直 (한역법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