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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초심初心과 실천하는 초심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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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말씀, 법구경 - 김서리 2015년 02월 396호
“마노뿝방가마 담마 마노셋타 마노마야~”
인도에서 뵀던 스리랑카 스님들에게서, 태국에서 뵀던 태국 스님들과 미얀마 스님들에게서 빠알리어 삼귀의와 예불문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들었던 빠알리어 구절이다. 이것은 빠알리어 법구경 시 423편 가운데 가장 첫 시의 첫 구절이다. 빠알리어 공부에 갓 들어섰을 적에 스님들이나 교수님들을 붙들고 빠알리어 경전 가운데 아무 구절이나 소리 내어 읊어 달라 부탁드리곤 했었다. 부처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 마냥 그저 좋았기 때문이다. 하늘 보고 ‘아...’하며 입 벌리고 있을 만큼...
본디 문자가 없고 소리만 남아있는 빠알리어가 태국에서는 태국어 문자로, 스리랑카에서는 싱할라어 문자로, 미얀마에서는 미얀마 문자로 표기되어 불교경전으로 보관되어왔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각각의 다른 문자로 빠알리어 경전을 공부해 오신 다양한 나라의 스님들이 희한하게도 가장 많이 읊어주시는 빠알리어 구절이 법구경 첫 시이다. 시 423편을 다 외우신다는 분도 있고, 100편까지만 외우신다는 분도 있었다.
그렇게 귀에 익었던 “마노뿝방가마 담마 마노셋타 마노마야~”를 흥얼거리며 빠알리어 공부한 지 7년째 되는 해에 빠알리어 법구경 경전을 선물 받게 되었다. 그 긴 시간동안 법구경과의 인연이 없어 제대로 펼쳐본 적 없다는 걸 그제야 깨닫고, 첫 장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그리고 긴 시간 흥얼거려왔던 구절을 잇는 다음 구절들을 가슴 설레어하며 읊었고 그 뜻을 잘 새겨 보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같은 말인데도, 왜 그렇게 떨렸을까.
흥얼거려왔던 “마노뿝방가마 담마 마노셋타 마노마야~”나 “일체유심조”는 내게 그저 흔히 써왔던 말일 뿐 그 뜻을 온전히 새겨 앞으로의 내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 뜻이 일상이 되지 못하고, 그 말만 일상이 되어왔기 때문이었다. 익숙해지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것이었던가.
이렇게 빠알리어 법구경 첫 장을 열고 시를 읊은 후 뜻을 새겼을 때의 그 설렘과 다짐을 기억한다. 빠알리어 구절을 누군가가 읊어줄 때 그저 좋아서 하늘 보고 입 벌리고 있던 그 초심을 기억한다. 법구경 번역을 시작한 후 시 100편이 넘어가서는 기계적으로 번역이라는 작업에만 몰두하던 시절도 분명 있었지만, 그 초심으로 끌어주는 시는 법구경 첫 시이다. 첫 시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첫 시를 접할 때의 그 초심이 기억나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초심을 기억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다. 초심을 기억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가 그 마음으로 계속 살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초심이라는 말에 익숙해지지 말고, 그 초심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2015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그런 의미에서, 나의 흥얼거림을 강렬한 떨림으로 바꾸어 뜻을 새기고 마음을 다잡게 만든 법구경 시 1과 2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manopubbaṅgamā dhammā manoseṭṭhā manomayā,
마노뿝방가마 담마 마노셋타 마노마야
manasā ce paduṭṭhena bhāsatī vā karoti vā
마나사 쩨 빠둣테나 바사띠 와 까로띠 와
tato naṃ dukkham anveti cakkaṃ va vahato padaṃ.①
따또 낭 둑캄 안웨띠 짝깡 와 와하또 빠당

[모든] 일은 마음이 먼저 가고 마음이 가장 중요하며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만약 나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것으로 말미암아 고통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을 따르듯.②《법구경 1》

manopubbaṅgamā dhammā manoseṭṭhā manomayā,
마노뿝방가마 담마 마노셋타 마노마야
manasā ce pasannena bhāsatī vā karoti vā
마나사 쩨 빠산네나 바사띠 와 까로띠 와
tato naṃ sukham anveti chāyā va anapāyinī.③
따또 낭 수캄 안웨띠 차야 와 아나빠이니

[모든] 일은 마음이 먼저 가고 마음이 가장 중요하며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만약 선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것으로 말미암아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떠나지 않는 그림자처럼.④《법구경 2》

말과 행동에 어떤 의도가 있느냐에 따라 고통이 뒤따를 수도 있고 즐거움이 뒤따를 수도 있다. 고통과 즐거움이라는 결과는 행동하는 즉시 나타나지 않지만 행동의 씨앗은 마음 밭에 꼭꼭 심어진다. 이를 알고 악한 마음 내지 말고 선한 마음 내어 말하고 행동하는 새해가 되길... 그리고 이 초심이 한해를 두루 걸쳐 한 해의 끝에 “참 잘 살았노라.” 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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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manopubbaṅgamā: 마음이 먼저 가는. dhammā: 일들은. manoseṭṭhā: 마음이 가장 중요한. manomayā: 마음으로 이루어진. manasā: 마음으로. ce: 만약 ~하면. paduṭṭhena: 나쁜. bhāsatī: 말한다. vā: 또는. karoti: 행한다. vā: 또는. tato: 그로 말미암아. naṃ: 그를. dukkham: 고통이. anveti: 따른다. cakkaṃ: 수레바퀴가. va: ~와 같이. vahato: 나르는 주체의. padaṃ: 발을.
②심위법본心爲法本 심존심사心尊心使 중심념악中心念惡 즉언즉행卽言卽行 죄고자추罪苦自追 거력우철車轢于轍 (한역법구경)
③ manopubbaṅgamā: 마음이 먼저 가는. dhammā: 일들은. manoseṭṭhā: 마음이 가장 중요한. manomayā: 마음으로 이루어진. manasā: 마음으로. ce: 만약 ~하면. pasannena: 선한. bhāsatī: 말한다. vā: 또는. karoti: 행한다. vā: 또는. tato: 그로 말미암아. naṃ: 그를. sukham: 즐거움이. anveti: 따른다. chāyā: 그림자가. va: ~와 같이. anapāyinī: 떠나지 않는.
④심위법본心爲法本 심존심사心尊心使 중심념선中心念善 즉언즉행卽言卽行 복락자추福樂自追 여영수형如影隨形 (한역법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