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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현당窮玄堂 주련柱聯 기이其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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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굴深蛇窟 - 수월 권상호 2014년 11월 393호
운귀봉취흘雲歸峰翠屹 구름 걷히자 푸른 봉우리 솟구치고
석립수성허石立水聲虛 우뚝 선 바위 사이 물소리 허허롭다.
상여소요일相與逍遙日 서로 어울려 소요하던 날
청연자유여淸緣自有餘 맑은 인연이 저절로 남는다.

깨달음을 얻는 순간에 얻은 마음의 여유와 인연의 소중함을 기뻐하는 게송이다. 해설조차 옥에 티가 될 정도로 맑고 깨끗한 해탈의 정서가 돋보인다.
여기에서‘구름’은 응당 세속의 번뇌煩惱나 망상妄想을, 구름이 걷히자 나타난‘푸른 봉우리’는 보리심菩提心이나 불심佛心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깨달음 이후에는 자타의 거리와 피차의 경계가 무너지고 오로지 맑고 깨끗한 인연만이 남는 법이다.
낙목한천落木寒天에 도반과 함께 소요逍遙하면서 대자연의 비움과 나눔을 바라본다. 그렇구나. 그토록 바쁘게자신을 구속하며 살아왔던 지난 삶이 부끄럽기만 하다. 번뇌에서 벗어나면 물처럼 허허롭고 바람처럼 가벼운 것을. 순간 청천벽력처럼 내 앞에 툭 떨어지는 불광 하나. 그것이 청연淸緣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