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주에 생명체로 태어났으니 먹고 사는 것은 당연하고도 중요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참 먹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무엇을 어떻게 먹으면 좋을지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다. 그런 우리 앞에 대안 스님은 불가의 음식을 차려놓으신다.대안 스님은 스물여섯 살에 출가했다. 어느 날 남대문에 가서 트레이닝복 한 벌 사 입고 염불 테이프를 들을 커다란 카세트 하나 들고 해인사에 발을 들였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단다. 빨리 머리 깎아달라고 염불도 보름만에 다 외어버렸단다. 새벽 세시에 일어나서 도량석을 하고 예불 하고 밥 짓고 노스님 따라다니면서 꾸중 듣고 밭에 가서 일하고 나무 하는 모든 일들이 그토록 신날 수가 없었단다. 저녁마다 은사스님이 해주시던 법문이 그토록 좋았단다. 옷은 남루한데 끊임없이 내면을 성찰하는 게 그토록 충만했단다.
“불교가 나를 키웠어요. 세속에서의 나는 그저 살았다고 한다면 불교는 나를 사람으로 만들었지요. 참 감사하죠, 내가 스님인 게.”
대안 스님은 늘 자신을 꾸중하고 칭찬하고 격려한다. 이 세상에 다시는 오지 않을 훌륭한 성인이라고 스스로를 격화시키기도 하고, 해태심이 나면 저잣거리에서 펄럭거리고 사는 자신을 꾸짖는다. 그렇게 소를 몰듯이 자신을 몰아간단다. 그리고 암 투병 이후로 선방에 가지 못하는 대신에 매일 정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매일 꼬박꼬박 정진하고 있어요. 그것이 저를 생동감 있고 자신감 있게 하는 원천이지요. 그저 눈에 보이는것만 쫓아서 살았다면 여기서 버틸 수가 없지요. 그런데 나는 어디에 있어도 수행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스님은 세포 명상을 하신다. 몸 안을 들여다봐서 자신의 세포를 만나는 것이다.
“내가 자성에 의지하는 힘이 확고하면 마음대로 다 될 수 있다고 봐요. 그러면 투시도 할 수 있어요.”
어느 날 갈비뼈 밑에 통증이 생겼다. 병원에 가 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스님은 계속해서 그 실체가 무엇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내 공부는 내 안에서 의심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선지식이 준 화두는 내 것이 아니거든요. 자성 화두로 두 달 동안 응시했더니 내 몸이 보이더라고요.”대안 스님은 몸 안의 모든 장기를다 보았다. 그리고 몸의 세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병의 원인을 알고 치료할 수 있었다.
“내 몸을 보게 되면 인간으로 몸을 받았으니 정말 잘 살아야겠구나, 이만큼 소중한 것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돼요.”
지구에 생물이 살게 된 것이 약 20억 년 전이다. 그러했을 때 이 땅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나서 배설하고 그것이 퇴적되고 또 그 몸이 땅에 묻혀 퇴적되면서 그것이 토양이 되고 물이 되고, 결국 그것은 이 지구 안에 다 머물고 있다. 벗어날 수가 없다.“인간의 몸으로 계속해서 행복하게 살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수행을 통해서 내 영체를 니르바나로 가지고 가는 수밖에 없어요.”그러니 끊임없이 수행하라는 말씀이다. 대안 스님은 사람들에게 10분 명상을 권한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한 시간 이상의 명상을 권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기 숨을 보면서 내쉬는 숨에 무념을 각인시키는 것이지요. 10분 동안 오로지 그것만 하는 거예요.”
그렇게 불자들이 실생활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늘 실천했으면 하는 게 스님의 바람이다. 사람들이 그것을 안하는 게 스님은 제일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세상에 불교가 널리널리 퍼져서 사람들의 성품이 순화되고 고통도 번뇌도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불국토 아니겠어요?”
스님은 우리 불자들이 당당하게 불자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란다. 대안 스님은 그것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스님의 노력으로 인해 불자들의 불교의 생활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모든 스님들이 그렇게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할 때 그것은 큰 힘이 되어 어느 외래 종교에도 밀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안 스님은 내내 말씀하셨다. 어느 것 하나 마음 아닌 것이 없다고. 그러니 바루공양에 차려지는 모든 음식이 어찌 마음 아닌 것이 있겠나. 이 된장이 여기에 오기까지, 밭에서 자란 콩에서부터 메주 곰팡이에서부터 지리산 좋은 물에서부터 항아리에 담겨 햇살을 받고 바람이 지나고 숙성이 되기까지 어찌 마음 아닌 것이 있겠나. 그러니 이것이 어찌 몸으로만 받는 음식이겠나, 마음으로 먹는 부처님의 말씀인 것이다. 그러니 대안 스님은 오늘도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나누며 기쁘게 웃는다.
“내가 한번 웃음으로써 한 사람의 불성이 살아난다면 얼마든지 웃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