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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현당窮玄堂 주련柱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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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굴深蛇窟 - 수월 권상호 2014년 10월 392호
한정차향빈중멱閒情且向貧中覓 한정은 장차 부족함에서 구하고
묘용환종락처생妙用還從樂處生 묘용은 도리어 낙처에서 나온다.
종성세진부진념鍾聲洗盡浮塵念 종소리로 모든 망상 씻어 보내고
간수류소반속연澗水流消絆俗緣 계곡의 물로 세속 인연 흘려보낸다.
노상백운수의마路上白雲隨意摩 길 위의 흰 구름을 뜻대로 만지며
경중청영임오규鏡中淸影任吾窺 거울 속 맑은 모습 마음껏 엿본다.
일진부도보리지一塵不到菩提地 보리의 땅에는 티끌 하나 이르지 않고
만선동귀반야문萬善同歸般若門 반야의 문에는 모든 선이 함께 돌아온다.

궁현당窮玄堂이라면 ‘헤아릴 수 없이 미묘한 불법의 현묘玄妙한 진리를 궁구窮究하는 큰 집’이라는 뜻으로 계율을 일러주거나, 선법禪法 ․ 교법敎法을 닦는 곳을 말한다.
불법 수양에 만족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난하거나 부족함이 있더라도 한가로운 마음, 곧 한정閒情만은 잃지 말아야 한다. 한정은 여유로운 마음의 작용 또는 본성本性을 뜻한다. 한정을 얻지 못하면 흔들리는 물결 위에 사물을 비춰보는 것과 같이 대상을 정확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가난을 초월하여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들었을 때 낙처樂處에 산다고 할 수 있다. 깨달음의 신묘한 작용인 묘용妙用은 낙처에서 얻을 수 있다.
3, 4구와 5, 6구는 각각 대구對句로 묘용의 과정과 현상을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종소리와 계곡의 물로 망상妄想과 속연俗緣을 끊고, 망상과 속연을 끊으면 구름과 더불어 놀 수 있고 거울 속에 비친 또 다른 내적 자아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반絆’은 ‘말의 발을 묶는 줄’이지만 여기서는 ‘얽어매다’는 뜻으로 쓰였다. 속세와의 인연은 번뇌 망상의 시초이며 근본이 되므로 얽어매어야 한다.
마지막 7, 8구는 깨달음의 청정무구淸淨無垢경지 ‘보리(菩提, 불타)’와 최상의 지혜 ‘반야般若’를 노래하고 있다. 불교는 보리를 획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실천수행의 방법을 주장하는 종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