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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참나’로 살 수 없게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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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말씀, 법구경 - 김서리 2014년 09월 391호
큰 집 안, 여인은 겹겹이 쌓인 종이들을 더듬으며 어둠 속을 걷다가 백열등을 켠다.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흥얼거린다.“Why aren\'t we living together(왜 우리는 함께하지 않는 거지?).”그러자 어디선가 남자가 그 소리를 듣고 그 다음 구절을 이어 부른다.“instead of being so, so far apart(대신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만 하고.).”여인은 옛 사진을 보며 회상에 잠기며 계속 노래를 흥얼거리고 남자는 여인의 목소리를 따라 여인을 찾으려고 한다. 그런데 그 큰 집 안에는 엄청난 짐들로 가득하다. 수많은 책들이 계단처럼 쌓여있고, 수많은 베개가 뒹굴어 다니고, 신발가게를 턴 것같이 많은 신발들이 재어져 있고, 뿌연 유리잔들이 있어야 하지 않을 곳에 쌓여 있다. 그 두 사람은 한 집 안에서 서로를 찾아다니지만 정리되지 않은 짐들 때문에 서로를 찾지 못하고 헤매기만 한다.
그러다가 쌓아둔 책들 사이로 서로를 보게 되지만 그 거리가 서로의 손이 닿지 않을 만큼 멀어 둘 다 포기하고 주저앉아버린다. 잠시 후 그들은 깨닫게 된다. 왜 그들이 한 집 안에 있으면서 서로를 마주할 수 없는지. 그순간,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깨닫고 난 후 모든 짐들은 알아서 정리가 된다. 신들은 날아가 제자리를 찾고, 책도 던지자마자 책꽂이에 꽂히고 옷도 던지자마자 옷걸이에 착착 걸린다. 오래된 커튼과 침대커버를 다 걷어내자 그것들도 알아서 접히면서 정리가 된다. 그렇게 하나씩 다 정리가 되어 집 안이깨끗해졌다. 여인이 미소를 머금고 거울을 보며 머리를 가다듬는 동안 남자가 정리된 방에 들어서면서 해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스웨덴 가구브랜드 이케아(IKEA)의 뮤직비디오 형태의 광고내용이다. 한 집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마주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답은 너무나 쉽다. 정리되지 않은 짐들이 그들을 막고 있어서였다. 더 궁극적인 답은, 그 정리되지 않은 짐들이 그들을 막고 있었다는 것을 두 사람이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광고는 남녀의 만남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는 다르게 가정을 해보자. 한 집이라는 공간을‘삶’이라고 가정하고 한 집에 있던 상대방을‘참나(본래의 나)’라고 가정하자. 무엇이‘참나’를 만날 수 없게 만드는가, 무엇이‘참나’로 살 수 없게 만드는가?
그것은 많은 장애 때문이다. 탐심貪心, 진심瞋心, 치심癡心에서 비롯되는 많은 행위들 때문이다. 그 행위들로 인한 영향 때문이다. 더 궁극적인 답은, 그러한 장애들이 참나를 만날 수 없게, 참나로 살 수 없게 만드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깨달은 그 순간, 순식간에 우리는 참나와의 해후를 하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계속 깨어있는 상태’로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참나로 살게 된다. 계속 깨어 있지 않으면 또 언제 그 장애 속에서 허덕이게 될지 모를 일이다. 깨어 있지 않음과 깨어 있음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이것을 말해주는 법구경의 시가 있다.

appamādo amatapadaṃ pamādo maccuno padaṃ,
압빠마도 아마따빠당 빠마도 맛쭌노 빠당
appamattā na mīyanti ye pamattā yathā matā.①
압빠맛따 나 미얀띠 예 빠맛따 야타 마따
깨어 있음은 죽음이 없는 상태이고, 방심함은 죽음의 상태이다.
깨어 있는 이들은 죽지 아니하고, 방심한 이들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이다.② ≪법구경 21≫

눈을 감았다가 뜨는 일, 떴다가 감는 일이 쉬울지 모르나, 감고 세상을 느끼는 것과 뜨고 세상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다른가. 깨어 있는 상태로 세상을 사는 것과 깨어 있지 않은 상태로 세상을 사는 것은 얼마나 차이가 큰가. 깨어 있음을 즐기고 깨어 있지 않은 상태를 스스로 두려워해야 한다. 이것을 함축하는 법구경이 있다.

appamādarato bhikkhu pamāde bhayadassivā
압빠마다라또 빅쿠 빠마도 바야다씨와
saññojanaṃ aṇuṃthūlaṃ ḍahaṃ aggī va gacchati.③
산뇨자낭 아눙툴랑 다항 악기 와 가찬띠
깨어 있음을 즐기거나 방심함에서 두려움을 보는 수행승은
작든 크든 속박을 다 태워버리고 가는 불처럼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간다. ≪법구경 31≫

우리는 수많은 장애로 참나를 만나지 못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 장애가 참나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만약 그것을 깨달았다면 항상 깨어 있으면서 순간순간을 살아가야 한다. 깨어 있지 않음에서 두려움을 보고 깨어 있음을 즐기면서, 작은 장애이든 큰 장애이든 다 떨쳐내고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가는 참된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내어보자. 그렇게 9월을 열어서 하루하루 곱게, 하루하루 알아차리며 살아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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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appamādo: 깨어있음은. amatapadaṃ: 죽음이 없는 상태. pamādo: 방심함은. maccuno: 죽음의. padaṃ: 상태, 길. appamattā: 깨어있는 이들은. na mīyanti: 죽지 않는다. ye: ~하는 이들은. pamattā: 방심한. yathā: ~와 같이. matā: 죽은.
② 계위감로도戒爲甘露道 방일위사경放逸爲死經 불탐즉불사不貪卽不死 실도위자상失道爲自喪(한역법구경)
③ appamādarato: 깨어 있음을 즐기는. bhikkhu: 수행승은, 비구는. pamāde: 방심함에서. bhayadassivā: 두려움을 보는. saññojanaṃ: 속박을.
aṇuṃthūlaṃ: 작든 크든. ḍahaṃ: 태워버리는. aggī: 불. va: ~처럼. gacchati: 간다.
④ 비구근신락比丘謹愼樂 방일다우건放逸多憂愆 결사소전리結使所纏裏 위화소이진爲火燒已盡(한역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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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해인 8월호 법구경 원고의 마지막 문장이 편집실수로 실리지 못했습니다.
독자님들과 김서리 작가에게 참회드립니다. 원고 삭제된 부분.
“잠시만 보고 잠시만 스쳐지나가더라도 얼마나 향기롭고 아름답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