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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평화의 달, “남북 지도자 상호 초청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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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 편집실 2014년 06월 388호
다시 6.25의 달이 돌아왔다. 6월은 전쟁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이제 평화의 달이어야 한다. 지난해 조계종은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평화운동을 펼쳤다.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 평화대회 운영위원회(상임운영위원장 수불스님, 범어사 주지)’를 구성해 3월부터 시작한 일련의 행사는 9월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의 ‘한반도 평화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평화대회에서 종정 진제 스님은 이날 영상법어를 통해 “북의 지도자는 남의 지도자를 초청하고, 남의 지도자는 북의 지도자를 초청하십시오.… 이 국토에서 한 송이 평화의 꽃 피우면 더불어 세계가 한 송이 꽃이 될 것입니다”고 당부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나간 과거는 되돌릴 수 없으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당시의 역사이고 조건이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부산선언을 선언에 그치게 할 것이 아니라 지구촌 평화선언을 통해 전쟁 없는 세상을 구현해나가는 위대한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대회에서 부산선언을 채택했는데, 조계종의 통일, 대북정책의 기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언에서는 “이제 우리는 지난날을 대오각성하고 ‘위로와 경의’ ‘화해와 상생’ ‘미래와 희망’이라는 인류번영의 꽃을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세계에 만개시켜야 합니다. 공동번영을 위해 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의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고 밝혔다. 전쟁을 치른 과거를 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인류번영의 대안은 조건 없이 베풀고, 평등하게 바라보며, 인륜을 지켜가려 애쓰는 끊임없는 노력과 진실한 자세에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 또한 이러한 의식의 기조 위에서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자비와 평등의 가르침을 남북관계에서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위와 현실은 현격한 차이를 나타낸다. 지금의 남북관계의 현실은 극한적인 갈등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위를 저버릴 수는 없다. 현실이 냉혹할수록 추구하고 나아갈야 할 방향을 다시 살펴야 하는데, 그것은 당위성을 재확인 데서 나오는 것이다. 6.25의 달을 맞으며 부산선언을 떠올리는 이유다.

지난 5월 23일 한반도평화실천불교실천기획단(상임대표 진관, 이수덕 외 4인)은 월정사에서 ‘통일 한국의 정체성’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를 주목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미래 통일의 국가를 예견해 봄으로써 통일과정의 부정적인 것들을 최소화하고 국민의 통일 의지를 공고히 하는 의미가 있다”는 토론회의 취지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내내 통일 논의는 가라앉아 있는 상태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 천안함 폭침, 북 핵실험, 연평도 포격 등이 원인이다. 이명박정부는 5.24조치로 북한과의 관계를 사실상 단절했다. 박근혜정부는 이명박정부가 취한 조치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통일 대박론’을 제기했지만, 흡수통일론은 북한을 자극시켜 대화테이블로 불러내기 어렵고, 시장중심적 통일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통일과정의 부작용을 살펴보고 미래 통일된 국가상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 토론회에 주목한 두 번째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이들이 토론자로 나섰다는 점이다.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그들인데,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쟁점마다 현격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취재 중인 한 기자는 “토론자들이 앉은 자리의 거리는 50cm도 안 되는데, 입장 차는 구만리였다”고 평가했다. 차이점만 부각시켜 본다면, 참으로 암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토론회 자리가 중요했던 것은 차이를 확인했다는 점이며, 상대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보수와 진보의 현격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인식은 있었다. 통일은 하여야 하는 것이며, 통일과정은 남한이 주도할 수밖에 없으며, 통일 된 한국은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시장경제체제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런 점이 중요한 것은, 보수와 진보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 이들이 보수와 진보주의자들의 의견을 평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통일정책은 보수와 진보 어느 쪽이 되었든 주도권을 잡고 이끌어갈 텐데, 주도자들의 견해에 비판을 제기해 국민적 공감을 얻게 만드는 것은 국민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보수와 진보가 견해 차이를 드러낸 주제는 북한(과 북 정권)에 대한 인식, 북 급변사태 시 행동, 북 주민 인권 개선, 남한 내 보수에 대한 평가 등이었다. 보수를 대변하는 논객인 김진 논설위원은 토론에서 “북한의 2500만 주민은 폐쇄와 압제시스템 하에서 신음하고 있다. 평양의 250만 명 빼고는 절대적인 가난과 정치범 수용소에서 짐승처럼 살고 있다. 불교계에서 북한주민을 구제하는데 관심을 갖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북한 인권운동, 북 민주화운동을 벌여야 하며.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지 않으면 정권교체운동을 벌이겠다는 메시지를 김정은 독재정권에 던져야 한다”고 불교계의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 대한 관심과 반김정은 운동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박한용 실장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 들어 입사시험 면접 때 나오는 질문”이라며 보수정권의 반북 정서확산을 비판하고, “북한은 유엔 승인 국가다. 우리가 얘기한다고 해서 풀리지 않는 문제여서 어려운 문제다. 남북관계 풀어지면서 나와야 한다. 핵문제도 남북 신뢰와 교류협력 속에서 풀어가야 한다. (북 인권운동을) 북에서는 반정부로 인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기 체제를 보장해달라, 아니면 못 믿겠다, 핵 하나로 버티겠다는 극단적인 데까지 왔다. 남북의 교류협력과 신뢰 속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그래서 힘 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복 교수는, 남한의 보수주의자들이 국방, 납세, 질서 등 지도층 책임을 다 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잘 지켰으며 대한민국은 성공한 나라다. 보수가 잘못한 것이 많지만, 그것을 가지고 전부를 보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떨쳐야 한다. 인류역사상 지금처럼 잘 살고 도덕적인 사회는 없었다. 도덕수준이 높은 사회는 자본주의시장경제가 발달한 사회”라고 자본주의를 평가했다.
반면, 김세균 교수는 “진보는 더 잘하자고 하고, 보수는 이만큼이면 됐다고 한다. 가치를 절대화시킬 때는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다. 부시는 악의 축을 주장하며 전쟁을 일으켜 세계를 불안하게 했다. 가치가 있어야 하지만, 상대방 입장에 서서 수용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통일 논의를 주도하려는 그룹들의 생각은 드러나야 하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통일논의에서 소외되지 않는다. 불교계 내에도 통일론과 관련해 진보와 보수 또는 중도 등 여러 입장이 있지만,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는 흔쾌한 통일론을 이끌어내는 책임이 불교계에 있다. 지금 시기에 통일론은 침체에 빠져있지만, 통일이 다가올수록 이념의 차이로 혼란을 겪을 것이다. 논쟁은 있되 증오는 있어선 안 되기에 불교계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으며, 그 역할을 떠안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