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나절, 드문드문 내리는 봄비 소릴 들으며 반가운 선물을 받았습니다. 편지1.
아이 엄마의 친정어머니는 지난달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남편을 여읜 후 키워온 유일한 가족이자 혈육인 딸을 보고 세상을 떠나겠다고 해서 급히 귀향을 했다고 했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서 우선 일터를 찾아 일을 하며 어머니의 49재를 모시고 있고, 마음이 정리되면 다시 내려와 일을 하겠노라고 했습니다.
편지2.
숙숙이호叔叔您好
아저씨 안녕하세요? 로 시작되는 아이의 편지.
공부 열심히 하고 있고 이번에 반에서 일등을 했답니다.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신 것이 순전히 자기의 잘못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외할머니와 같이 고향에 있지 않고 엄마아빠를 따라 외지로 나와 버려서 할머니가 속상해 하시다가 병이 나서 돌아가신 거라고 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많이 울었다고 썼더군요. 아저씨도 나이가 많은데 속상하지 않게 지내고 늘 행복하고 건강하시라는 말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한자로 또박또박 한 장을 가득 메워 써 보냈더군요.
아이가 좋아할 과자 몇 봉지와 쵸코릿, 라면, 우리 소주 두병을 박스에 담아 택배 사무실에 갔다가 퇴짜를 맞았습니다. 그 아이 아빠가 언젠가 내가 한잔 따라주었던 우리 소주를 너무 좋아했던 기억에 보내주고 싶었는데 술은 안 된답니다. 술을 빼낸 자리에 담배 몇 갑을 사서 채워 넣고 부쳤습니다.
난 알고 있습니다. 마음이 예쁜 이 세 가족.
이생에서 다시 또 만나기가 쉽지 않으리란 것을….
부처님 말씀대로 회자정리會者定離로 초연하게 받아들이기엔 아직 인연과 업보가 너무 많은가 봅니다. 우리 모두 살아있는 날들이 영원한건 아닙니다.
날마다 좋은 날 이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