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810m 법기암출가해서 수행자로서의 올곧은 삶만이 진정한 나의 길이라 생각하고 은사스님의 철저한 가르침속에 신심이 충만해서 환희심으로 살았던 강원생활, 그리고 화두를 잡고 “금생에 해결하리라”고 정진과 기도로 가슴 절절했던 선방...
가야산의 기상에 매료되어 다음 생을 해인사에 기약하며 수행의 덕을 쌓으면 반드시 이루리라 하였는데 운좋게도 生을 바꾸지 아니하고 가야산에 인연을 맺었다
마음을 찾고 또 찾고 하다가 은사스님께서 15년전에 마련해주신 터가 인연이 되어 2012년 봄에 찾을것도 없는 그 무언가를 내려놓으니 법기암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왕초보 암주가 되었다.
도반스님의 도움으로 주지공부도 열심히하고 여러 좋은 반연들의 힘으로 하루하루 지내면서 삼년의 역사를 만들었다.
지나간 날을 돌아보면 항상 가지려고만 하고, 구하려고만 하고, 얻으려고만 했다
매일 空을 외우면서 空을 얘기하고 空이라 우기며 空과 함께 살았다.
지금까지 나만을 위하여 살았던 삶을 이제는 六根(눈,귀,코,혀,몸,뜻)이 닿는 작은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겠다.
“有라면 有요.無라면 無다”
잠시 눈을 감고 그려본다. 가야산 상왕봉에서 깃대봉을 지나 마지막 머무는 자리 법기암.
해인사와 공존하는 법기암.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백련암, 철야기도하는 날이면 불빛은 더욱 빛난다.
변해가는 앞산을 바라보며 우리네 인생도 저렇듯 번번히 옷을 갈아입고 거듭난다는 작은 기적들.
법기암 터의 옛이름이 바람이 많아서 바래미란다. 바람이 많아서 바람이 쉴때면 더욱더 따스함을 느낀다.
누군가가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거든 기다림의 지혜로 살아야한다”고 했다.
벌써 봄이 끝 무렵에 왔다고들 하는데, 여기는 오랜 기다림 끝에 이제야 진달래가 만발하였고, 앞뒷산엔 산벚꽃이 봉우리를 터트리며 봄의 향취를 더해준다.
도량곳곳에 심어 놓은 야생화들... 올봄에는 벚나무, 청매실, 목련, 라일락, 능소화등.. 앞으로 법기암에 오는 모든 부처님들께 만발공양이 되리라.
도량한켠에는 텃밭도 일구어 채소도 따먹고, 구름이 지나가며 비를 뿌리듯이 법기암을 찾는이들에게 시원한 빗줄기가 되어 마음가는 만큼 정성들여야겠다.
초파일에는 신도님들께 마음을 담은 작은선물도 준비했고, 이젠 마당에 등도 달아야겠고, 꿈에 현몽하여 솟아나는 감로정 물로 탄생불을 목욕시켜 탐·진·치 삼독을 씻어내는 관불의식을 봉행하고, 부처님 오신 뜻을 모든이들과 함께 기뻐하며 나눠야겠다.
세 번째 맞이하는 부처님오신날을 설레이며 맞이함은 왜일까?
정성껏 만든 가야산 산채밥으로 법기암의 밥맛도 맛보게하고 법문도 준비하여 새로 태어난 법기암을 지혜와 자비로 충만하게 만들어야겠다.
이 또한 지금 머무는 나의 마음자리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