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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거 해제 방학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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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대 - 현각┃해인사승가대학 2학년 2014년 04월 386호

그동안 우리 사집반 스님들은 동안거 삼개월간을 치열하게 각자가 맡은바 소임에 충실하며 모두가 열심히 안거에 임했다. 하여 방장스님의 동안거 해제 법문과 동시에 우리는 해제 방학을 맞아 각자의 출가본사로 방학을 보내러 가게 되었다.
아, 드디어 방학이다. 일과에 짜여 진 강원생활은 어느새 방학을 기다리게 했다. 방학 중에 나는 어떤 일을 할까 하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막상 방학이 코앞에 닥치자 계획은 아무 소용이 없음을 금방 알게 되었다. 먼저 그리운 나의 은사스님을 뵈러 가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일 터 먼저 짐을 풀고 은사스님께 인사드렸다 은사스님께서는 반가운 얼굴로 맞아 주시면서 편히 쉬었다 가라 말씀하신다. 항상 자상히 배려해 주심에 깊이 감사 드릴뿐이다(구배올림).
그동안 벼르고 벼뤄 왔던 노트북을 은사스님께서 사주셨다. 시주은혜의 무거움과 은사스님의 따스한 사랑에 대한 나의 회향만이 무겁게 남아 있음이다. 이번 방학은 나에게 의미 있었던 일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삼십년 지기인 친구와 사일간의 동행과 사일동안 있었던 일들이 그간 삼십 여년을 살아오면서 친구와 있었던 모든 일들이 앞으로 남은 나의 일생과 친구의 일생과 연결되어질 일들의 시작점이 나에게 감지된다는 느낌이다.
그 사일간의 동행중 첫째는 속가 방문 중 조카들과의 진지한 대화이다. 나에겐 7명의 조카들이 있다. 그 일곱의 조카들 중 두 명은 공부와 학원오픈으로 참석을 못하고 나머지 다섯 명 의 조카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삼촌인 나를 보겠다고 멀리서 찾아와 주었다. 대학을 졸업하여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조카부터 이제 고1인 조카까지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고민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져야 마음 가짐 등 서로가 소통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밤새도록 나누었다. 조카들은 나와 삼십년 지기인 친구의 우정이 정말 본받고 싶다 했고 친구 또한 가족애가 뭔지 느끼지 못했던 것을 중요하게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친구와 내가 조카들에게 해주었던 진지한 충고와 소통들 정말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난 그동안 조카들에게 너무도 소홀히 해왔던 점들을 깊이 반성한다.

둘째는 친구의 작은 깨달음에 대한 나의 느낌이다. 친구는 고1때부터 지금까지 만나왔지만 항상 참선수행을 하고 싶은 열망을 포기 하지 못하고 마침내 이번 부처님 오신 날 이후로 우리나라 참선수행의 본고장인 봉암사로 입산 수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내가 작은 인연을 맺어주었음은 물론 앞으로도 수행에 장애가 없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짐은 물론이다. 친구는 나와 정읍의 해정사 스님께 공부한 시절(초발심자경문과 치문 면학까지 약8개월) 이후 혼자서 정읍 본가에서 외로이 흙집 구들을 짓고 서장공부와 함께 참선수행을 하던 참에 서장을 읽다가 마침내 작은 깨침이 있었다 한다. 그 깨침을 나에게 설명해 주며 남은 일생을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나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희망한다 했다. 나에겐 더없이 소중한 도반이며 나도 그에게 좋은 도반이 되리라 다짐한다.
셋째는 나에게도 드디어 참한 사제가 생겨 너무도 기쁘다.
사제란 은사스님 직계의 제자 중 형제들을 말하며 나에게는 동생이 됨을 말한다. 순수한 표정과 성실하게 생긴 그의 모습에서 나는 작은 기쁨을 느낀다. 비록 적은 시간이라 계초심학인문과 발심수행장까지 설명해 주지 못해 아쉽긴 해도 이젠 그가 스스로 알아서 해쳐나가야 할 일이리라. 나는 다만 형으로서 모범을 보여 사제님이 잘 따르고 쫒아와 주길 기다리면 될 뿐 그래서 더욱 행동을 더 잘 해야 된 다는 압박감이 생겼다.
넷째는 탬플 스테이와 자원봉사를 통해서 알게 된 보살님과 처사님과의 만남이다. 전생의 소중한 인연이 있어서인지 난 그분들에게 특별히 잘 해주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행자시절부터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어 지금까지 알고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이 이번 방학 중 맛있는 점심공양과 차담을 나눌 수 있도록 시간과 그 여건을 배려해 주었다. 난 그들을 보면 항상 좋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분들의 삶이 더욱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좋은 책이 있으면 그분들에게 보내주게 되고 그 책을 보고 그분들의 삶이 좀 더 좋은 삶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해본다.
끝으로 이젠 친구의 열렬한 구도정신의 실천을 본받으며 나 자신과 나와 관련된 모든 인연들의 참된 행복을 위해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들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며 더욱 열심히 수행 정진해야겠다고 깊이 다짐하며 동안거 해제 방학복귀 소감을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