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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법사의 보람과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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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향기 - 이석찬┃육군 17사단 100연대 2014년 04월 386호

태어나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소요되는 비용이 약 3억 6천만원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한 사람이 평생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은 평균 16년, 현재 최고의 직장으로 평가받는 삼성 전체 임직원의 평균 월급은 6,400만원이다. 계산하기 쉽게 30살에 삼성에 입사한다고 치면 46살에 퇴직을 하게 된다. 그러면 나에게 10억쯤이 남는다. 물론 한 푼도 안 썼을 때의 일이다. 정말 마음 독하게 먹고 반쯤 모은다 하면 우리는 5억으로 부부의 노후와 자식들의 교육비, 결혼자금, 내집마련 등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내 자식을 1명 더 낳으면 우리 부부의 노후가 위태롭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것은 일이 제법 잘 풀린 경우의 일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것도 하지 못해 안달이다.
이런 결말을 알기나 하는지 대학교 3~4학년이 되면 자발적 아웃사이더, 소위 “아싸”족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혼자 수업 듣고 혼자 밥 먹고 혼자 공부하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이들에게 목표는 오직 ‘대기업 취직’ 뿐이다. 취직을 위해 학점 관리하고 어학성적을 획득하고 공모전 수상, 어학연수,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등을 하기 위해 나를 위한 고민이나 내 삶에 대한 고찰은 사치에 불과하다. 마치 중․고등학교 때 우리는 대학만 들어가면 다 끝날 거라고 집단최면에 걸렸던 것처럼 대학생에게 대기업 취직의 등용문은 극락의 출입구와 같다. 가끔 TV에서 “당신의 꿈을 찾으세요!”, “당신만의 인생을 사세요!”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혼란도 있지만, 형체를 알 수 없는 무형의 떠밀림에 오늘도 우리는 뛰어 간다. 방향은 알지 못한 채...
이런 이야기를 법회 때 하면 많은 장병들이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내 말에 집중하는 것을 많이 느낀다. 이제 핸드폰 길 찾기 웹이 있기 때문에 한 번도 길을 잃어버린 적이 없는 아이들이지만, 반대로 한 번도 길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다. 내가 관찰해 보건대 지금 젊은 장병들은 평균 일주일에 3번은 부모님과 통화하면서 하루 일과를 보고하고, 한달 월급 10여 만원 이외에 5만원 이상을 집에서 송금 받고 있다. 가족과 친밀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님에게 종속되어 있는 상황이다. 자식은 바리스타, 파티쉐가 되고 싶은데 부모님은 공무원이 되라고 한다. 결국 80% 이상이 자신의 뜻을 접고 공무원 시험을 친다. 자기 인생이지만 인생의 중요한 선택은 부모님에게 맡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기 안의 혁명을 꾀하고 도전하는 삶을 살라는 말이 환영받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게 군대 안에서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의 발전과 앞으로의 방향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 같다. 군대를 처음 입대할 때 많은 장병들이 “내가 과연 적응을 잘할 수 있을까?” 등의 문제로 고민한다면 계급이 올라갈수록 나의 진로, 내 꿈에 관해 고찰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이때 종교 활동 시간이 약이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하며, 인생의 고민거리에 관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현실적으로 자기 행동에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기간이 ‘군대 전역 후 복학 전’이나, 새로운 일을 갖기 전 잠깐 비는 시간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때 나는 적어도 1년은 나를 위해 쓰라고 장병들에게 권한다. “여태껏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뛰어 갈 나인데 딱 1년만 나에게 휴가를 주자. 이때 3개월 단기출가도 해보고, 여행도 많이 다녀보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이 읽어보자. 내 인생의 길을 넌지시 짚어 줄 스승도 한번 찾아보고, 남을 위해 몇 개월 봉사도 해보자. 이런 경험들이 너희들의 인생을 결코 낭비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제발 엄마의 욕망에서 벗어나 나의 인생을 살자”라고 권한다. 자칫 세상 물정 모르는 스님의 착한 말이라고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벌써 1년 사이 2명이나 전역한 후 3개월 단기출가를 했다. 단기출가를 했다고 해서 놀라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청춘의 아름다움이 자랑거리다.

벌써 또 하나의 계절이 지나가려 합니다. 부처님 품안, 따뜻한 가정 되시길 기도 드립니다. 저는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육군 17사단 100연대 호국백승사에 있는 유경 이석찬 법사라고 합니다. 한달에 총 15회의 법회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약 200여명의 장병들이 부처님의 법음을 전해 듣고 있습니다. 그동안 법당의 시설이 많이 노후 됐고 공간이 비좁아 장병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현재 법당 불사를 계획 중입니다. 기존 15평의 법당에서 50평으로 늘어나는 신축불사로 5월 말 완공 예정이며 예산은 1억 2천만원 계획하고 있습니다. 군종교구 등의 지원으로 현재 70%정도 모연된 상황입니다. 불자님들의 많은 동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