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영산회상불보살이라 새긴 암각문이 주유소 뒤편에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있어 가끔 보아왔는데 … 사실 무슨 가게이름을 새겨놓은 줄 알고(가로로 읽으면 상회산영) 그냥 지나쳤었다. 치인리에는 00상회가 세 개나 있어 당연히 가게 상호인줄 알았다.
소리길을 연 후로 “미타회상불보살”이 나타나게 되면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보니 영산회상불보살임을 알았고, 영산회상(화신)과 미타회상(보신)이 있으면 또 다른 회상(법신)도 있을 것 같아서 한글로 쓰여 있는 바위글씨는 모조리 살피며 돌아다녔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물이 좋다고 하여 늘 약수물을 받던 첩석대에서 홍류동계곡 중앙으로 세 번째 “화엄회상불보살”이 나타났다. 이로써 삼신불이 모두 나타나게 되었다. 이렇게 찍고 보니 영산회상불보살 바위가 있는 신부락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있는데 교각 이름도 영산교가 이닌가!
삼신불은 법신, 보신, 화신으로 법신 비로자나부처님(화엄회상), 보신 아미타부처님(미타회상), 화신 석가모니부처님(영산회상)이다. 이 삼신 부처님이 홍류동계곡에 상주한다는 의미는 이곳이 바로 정토세계인 연화장세계이며 하장세계를 구현하는 의미로 화엄회상불보살, 미타회상불보살, 영산회상불보살을 암반에 한글로 새겨 놓은 것이 아닐까. 몇 년도에 누가 새겼는지는 마을과 노스님들을 찾아다니며 탐문했지만 알고 있는 분이 없어 아직도 더 발품을 팔아야 함을 느낀다.
영산회상과 미타회상은 비교적 평평한 바위에 평면으로 쓰여있고 화엄회상은 자연스럽게 막 생긴 바위에 입체적으로 쓰여있다. 3D 영상이라고 할까? 둥근 형태의 육각면체 자연 바위에다 깍이고 잘린 부분을 잘 이용하여 둥근 형태의 입체 글씨를 만들어낸 것이다. 글씨의 형태도 각각이어서 쓰고 각한사람이 모두 다른 사람인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마을의 어르신들의 어렸을 적 이야기로는 낙화암 같은 암벽에 밧줄을 타고 내려와 글을 새겨주는 직업이 있어 자주 보아왔다는 증언은 많이 하신다. 그러나 화엄, 미타, 영산 삼신불을 누가 새겼는지에 대해서는 증언해주는 분이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지혜 있는 분의 제보를 기다릴뿐이다.
홍제암 감원이신 종성 노스님께서는 “주유소가 있는 곳을 조산대라고 하는데 가야산의 계곡 줄기와 마장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합쳐져 홍류동을 이루는 시발지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예부터 조산대라고 이름하여 가야산에서 중요한 지점으로 삼았고 그런 의미에서 그곳을 성역화하기 위해 비로바나부처님과 아미타부처님,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셔 성역화한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환경 스님 생전에 계곡에 있는 글씨는 당신 주지소임 볼 때 다 새겼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1946년에서 1950년 사이에 환경 스님과 신심있는 불자들이 각刻을 한 것 같습니다. 그 이후 1983년 부처님오신날 아기 부처님을 모셔오는 룸비니 동산을 그곳에 세웠으니 해인사의 화엄성지지요”라고 말씀하신다. 어쩌면 화엄도량으로서의 해인사격에 맞는 성역을 조성하고자 신심과 원력으로 계획하고 조성한 연화장세계를 구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