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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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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 종현 2014년 03월 385호

해인사 행자실에는 내부에서 오랫동안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행자실 1번은 합천군수하고도 바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행자실 1번이라 하면 행자실 내 최고참을 이야기합니다.
행자는 최소 6개월 이상 생활해야 계를 받고 스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6개월 이상이 돼서 한기수가 스님이 되기 위해 행자실을 졸업하면 그 다음순서의 행자가 1번행자가 됩니다.

웃기수가 행자실을 떠나면 남은 행자들이 행자실을 꾸리고 운영해야 합니다. 행자실에서 배운 대로 공양과 후원일을 치러내면서 이어가면 출가행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행자실 인원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 순서대로 1번행자부터 시자실(대기실)로 이동을 합니다. 시자실로 빠지면 소임에서 제외가 되고 이때부터 고참행자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 시자 시절에 초발심자경문, 사미율의, 천수경등 수계에 필요한 공부도 하고 해인사 암자를 비롯한 가야산 산행을 하면서 여유를 부리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자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그 시자중에서도 1번은 행자실의 허용하는 범위에서 막강한 권력을 만끽합니다. 나는 3개월 정도 후원 큰방간 행자생활을 하다 1번시자와 함께 시자실로 빠져서 오랜 기간 2번시자로 있었습니다. 같은 시자라도 1번시자의 권한과 위엄은 대단한 것이어서 스님이 되는 수계식 전까지…아니 승려생활하는 기간 내내 넘지못할 산같은 존재로 왠지 1번시자에게는 살짝 꼬리를 내리게 됩니다.

하루는 시자실에서 행자들끼리 담소를 나누며 1번시자의 덕담과 훈계를 듣던 중 조금 큰소리가 밖으로 나가는 바람에 마침 옆을 지나던 강원 관음종두스님에게 걸렸습니다. 그 자리에서 경책을 들은 것은 물론 1번 시자에게 저녁소임을 마치고 관음전으로 오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1번시자는 이후 관음전에 불려갔고 1시간 넘게 무릎 꿇고 않아서 종두스님을 경책을 들어야 했습니다. 관음전에서 내려온 1번시자는 초죽음이 되었고 이후 언행은 조심스러워 졌습니다. 이후 계받으러 가기 전까지 1번시자는 몇 번을 더 관음전에 불려같습니다. 이런저런 이류로…행자실이 꾸지람을 받을 때는 1번시자가 대표로 참회를 받았습니다.

나는 옆에서 1번시자의 분노하는 표정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1번시자자리를 군수하고 안 바꾼다고요?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지만 굳이 위치의 편안함을 얘기하자면 1번시자의 우산 속에서 보호받고 있는 2번시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