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1.17.
경상남도 합천군에 위치하고 있는 해인사로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인천에서 장장 5시간. 결코 가깝지만 않은 곳이다.
이곳에 9시 즈음에 도착한 우리는 이미 소등시간이 지난지라 최대한 빨리 방을 잡아 하루를 지냈다.
AM 3:00 즈음.조용하고 묵직히 종소리가 들렸다. 아침을 시작하는 소리이다. 법당에는 행자스님들께서 예불을 올리고 있었다. 같이 예불을 모시고 어머니랑 동생들과 400배를 했다. 그 전날 태권도에서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해 온 몸이 아팠다. 그런 상태에서 400배를 하다니. 더군다나 내가 염주를 돌리며 절을 해서인지 어깨며 다리가 더 아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절을 다하고 나자 몸이 덜 아팠다. 근육이 풀어진 모양이다. 다른 수련생들은 토요일 오후 3시가 되어서 모였다. 본격적인 템플스테이가 시작되었다.
수련복을 입으니 정말 본격적인 수련이 시작된 것 같다. 한복같은 수련복인데 생각보다 덜 불편했고 춥지 않았다. 우리끼리 절을 할 때는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수련을 시작하니 왠지 또 다른 체험을 하는 것 같았다. 가족단위로 모인 사람들, 외국인 커플, 20여명의 수련생들은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다양했다. 무엇보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모두들 상당히 진지하셨다. 어머니한테는 투정도 부리고 했는데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수련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크게 힘든 일정이 아니다보니 어느새 적응이 되었다. 스님들은 모두 조용하신 편이셨다. 개인적으로 스님들은 차분하시고 말을 잘 안하시는 것 같아 혼자 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해인사 하면 많이들 생각하는 팔만대장경, 역사책에서나 보던 대장경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설레는 일이다.
해인사가 유네스코로 지정된 이유는 바로 팔만대장경 때문인데
1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목판을 온전히 보존한 건물, 시설들을 둘러보니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겠다. 하지만 팔만대장경보다 내가 더욱 놀란 건 바로 다른 절들에 비해서 오래된 나무가 많다는 것이다. 해인사에는 1000년을 지낸 나무들도 있다. 1000년이라는 개념이 너무 와 닿지 않지만 조선왕조가 500년이니 조선왕조가 두 번은 지나가야 할 시간이다. 한마디로 무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1000년 된 나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나무부터 이제 막 내 키를 넘어선 나무까지. 이렇게 오래된 나무들이 많은 이유는 다른 절에 비해 새해마다 나무를 심는 전통이 현재까지도 남아있다고 하셨다.
해인사를 둘러보면 뭔가 세련된 건물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해인사에서 일어난 화제로 불탄 건물을 다시 재건 해놓은 것이라고 한다.
해인사에는 총 7번에 큰불이 일어났다. 그로 인해 많은 건물이 불타 없어졌다. 그래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해에 불이 나지 말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비는 전통도 있단다. 새로 지어진 건물들을 보며 전에 있던 건물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해 보았다. 왠지 화가 났다. 다행히도 팔만대장경을 모시는 장경판전은 불에 탄 적이 없단다. 그러며 장경판전이 불타지 않은 이유를 말씀해 주셨다. 바로 건물의 위치인데 해인사 양쪽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어 7번에 화제에서도 물의 기운 덕분에 1000년간 안전하게 보존 돼있을 수 있었다고 하신다. 또한 나무인데 벌레가 꼬이지 않고 썩지 않은 이유는 나무자체를 바닷물에 1~2년간 담갔다가 쪄내는 작업들을 했고 바닥에 숯과 소금 등 혼합물들을 섞어 넣어 습도와 해충을 했다고 한다. 이것들이 습한 날에는 수분을 빨아들이고 건조한 날에는 수분을 배출해 습도를 맞혀주었단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 냈을지 새삼 옛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을 했다. 또 팔만대장경을 보호하는 건물은 위아래 창의 크기가 다르다.
이유는 산간 지역이라 바람이 위아래로 불어서 통풍이 잘되게 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장경판전은 작년까지는 공개를 했지만 올해부터 4년간은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단다. 이 또한 주위 사찰들에서 일어난 방화 때문이다.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역사적 유물을 훼손하다니….
짧았지만 보람된 템플스테이가 끝났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자면
겨울에는 옷을 단단히 껴입고 해인사에 오는 편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