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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 9년 면벽의 뜻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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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법문 - 해인총림 방장 법전 스님 2014년 03월 385호

약환불시농조인若還不是弄潮人이면
절수막입홍파리切須莫入洪波裏어다
만약 수영에 능숙한 이가 아니거든
출렁이는 파도 속에 절대로 뛰어들지 말라.

어떤 납자가 물었습니다.
“달마 대사가 9년동안 면벽面壁한 뜻이 무엇입니까?”
자명慈明 선사가 대답했습니다.
“풍년인데 소득이 없었느니라.”
같은 질문에 대하여 양기楊岐 선사는 말했습니다.
“서천사람이 중국말을 몰랐느니라.”
똑같은 물음에 회당晦堂 선사는 말했습니다.
“추워도 덮을 이불이 없었느니라.”

달마 대사는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 왔습니다. 그리하여 당시에 불심천자佛心天子로 불렸던 양나라 무제武帝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신심을 자랑하던 양무제 조차도 복덕과 공덕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합니다. 그 동안의 갖가지 불사업적에 대해 ‘공덕이 크다’는 대답을 기대한 왕에게 달마 대사는 가차 없이“무공덕!”이라는 답변을 합니다. 그리고 성스러운 진리가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왕의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도“모든 법은 공空”이라고 한 마디로 잘라서 대답합니다. 자신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답변을 연거푸 거듭하는 격외格外의 인물인 달마 대사를 향해 왕은“도대체 당신은 누구요?”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달마 대사는 ‘너와 나’를 구별하는 왕에게 주객을 떠난 무아無我의 세계를 알려주기 위해“불식不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뛰어난 안목의 선사와 신심 있는 재가자의 역사적 만남이었지만 그것은 시기상조였습니다. 결국 서로 선법禪法의 인연이 없다고 판단한 달마대사는 곧장 갈대 잎을 타고 양자강을 건너 숭산의 소림굴로 들어갑니다. 그 후 면벽참선으로 시절인연을 기다렸습니다. 9년 동안 두문불출 하였고, 드디어 혜가 스님을 만나 법을 전한 후 서천西天으로 돌아갑니다.

달마 대사는 소림굴에서 9년을 석달 삼아 결제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벽관바라문으로 불렀습니다. 9년동안 무문관 정진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소림굴 ‘9년결제’에 대하여 많은 선지식들이 찾아온 납자들과 문답을 나누었습니다. 이것이 ‘9년면벽’ 공안입니다.

그 물음에 대하여 어떤 납자가 대답했습니다.
“조사께서 벽을 향해 9년동안 앉았던 것은‘아는 이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9년면벽은 혜가 스님이 찾아오길 기다린 것이라는 대답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앞뒤가 뒤바뀐 소리입니다. 즉 본말이 전도된 견해입니다. 이런 납자가 있다면 무쇠방망이로 사정없이 얻어맞아야 할 것입니다.

또 어떤 납자는 말했습니다.
“만약 조사께서 9년동안 면벽했다면 ‘이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즉 석달로 충분한 것이지 9년씩이나 앉아있을 필요가 없다는 호기를 보여준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답변한 이가 있다면 짚신 살 돈을 탁발해서 30년동안 행각을 시켜야 할 것입니다. 30년간 행각하면서 자기의 알음알이로 자기도 모르게 법을 비방한 죄를 참회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허물을 빨리 알아차린다면 30년 행각을 석달행각으로 마칠 수도 있는 것이 선가禪家입니다.

황룡 선사는 해제와 결제를 구별하지 않는 공부법을 늘 강조했습니다.
첫째 베풀기가 쉽지 않다. 둘째 교화하기가 쉽지 않다. 셋째 날 것을 익힌 것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 넷째 가만히 앉아서 공양 받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해제 후에는 베풀면서 다녀야 합니다. 해제 후에는 교화하면서 다녀야 합니다. 해제를 해도 여전히 날 것인 화두를 푹 익힌 화두가 될 때까지 결제처럼 정진해야 합니다. 해제 후에는 공양받기 보다는 공양시킬 일을 찾아다녀야 합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자라야 진정한 해제공부를 하는 납자인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30년 만행은 석달 만행으로 모자람이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9년 면벽은 석달 면벽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어떤 선지식이 달마 대사께서 9년 면벽한 뜻을 물었습니다.
첫 번째 납자는 ‘풍년인데 소득이 없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납자는 ‘서천사람이 중국말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세 번째 납자는‘추워도 덮을 이불이 없다’고 했습니다.

해제대중은 어떤 대답이‘돌로 만든 호랑이를 화살로 한방에 뚫어버린’대답인지 잘 가려내기 바랍니다. 만약 이 자리에서 제대로 찾아낼 수 없다면 해제 이후에도 ‘자기소리’가 나올 때까지 화두를 항상 참구하면서 만행해야 할 것입니다.

회상간會上竿이나 회천정會穿井이나
기부동技不同으로 총시병總是病이로다
장대에 오르거나 우물을 파는 것이
기량은 다르지만 모두가 병통이로다.

불기 2557(2013)년 동안거 해제 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