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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NGO,한반도 평화 위해 남북철도 연결을 논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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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 편집실 2014년 02월 384호

저널리스트 겸 소설가 고종석의 글쓰기 스타일은 독특하다. 비관론은 아니되 근거없는 낙관론에 대해선 냉정하다. 일상의 고통을 외면하는 이념에 대해서도 호되게 몰아붙인다. 그럼으로써 고종석은 저널리스트와 작가로서의 한 영역을 드러내고 있는데, 편 가르기에 익숙하고, 진영에 기대어야 비로소 안심하는 우리 사회의 한 풍경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저널리스트와 작가가 있어야 할 자리가 거기쯤 아닐까.
고종석은 21세기에 들어서는 시점에서 40개의 주제로 지나온 삶과 이후의 사회를 되짚어보는 시도를 했는데,‘모색 21’이었다. NGO도 주제 가운데 하나인데, 자본과 정치권력이 절제를 잃은 듯싶은 곳에는 어김없이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했다. 그만큼 NGO는 중요한 영역이며,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최근 불교계의 NGO 중 남북철도 연결을 주제로 삼아 새해를 여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불교계 NGO 활동은 지난 10여년이 왕성한 활동기였다.
특히 환경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이후에도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어낼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으로서는 난망한 것 같다. 내부 조직을 이끌 새로운 활동가의 양성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 사람이 없으면 그 어떤 숭고한 일도 이어가지 못한다.
남북철도 연결과 관련된 주제는 불교계에서 익숙하지 않다. 통일, 남북불교교류, 민족공동체, 이런 단어들은 단체의 명칭이나 불교계 안에서 일상적으로 불리어졌고, 선으로 여겨졌다. 이제 거대담론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일상의 세계로 내려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남북철도 연결은 새롭다. 불교생명윤리협회, 불교인권위원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이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불교생명윤리협회는 지난해‘탈핵’을 이슈로 제기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핵발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대안에너지의 필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당연한 이슈 제기였는데, 특히 독일과 프랑스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핵 반대를 넘어 핵발전소 폐기의 기술적 수준을 논의한 점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4개 단체는 지난 1월 말에는 대표자들이 모여‘한반도평화실천기획단’을 출범시키기 위한 준비위원회 회의를 했고, 한 차례의 워크숍을 열어 이후 사업계획을 구성한 다음 3월 중에 창립하기로 했다. 이미 남북철도와 관련해 두 번의 대화모임을 가졌다. 1월 22일에는 전문가 초청 좌담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남북 대화의 단절과 대결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분단 100년을 맞는 비극적 인류사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비관적인 현실을 비판하면서“주변 열강의 대결구도에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우리가 앞장서서 정세를 리드해야 함을 깨달아야한다”고 좌담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교계언론들은 좌담회에 큰 관심을 나타냈는데, <불교포커스>는“‘섬’국가 벗어나는 길은 남북철도 연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끊어진 남북의 철도를 잇고 유라시아 대륙을 향한 평화의 꿈을 이루기 위한 불교계의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성원용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러시아의 철도 전략’이라는 발표문을 통해“한미일 동맹구조의 틀을 깨고 국가발전 전략의 벡터를 대륙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원용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는 유라시아 경제공동체의 통합을 주도한다는 국가 목표를 세우고 극동지역 철도노선의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러시아 동북부 자원 수송과 동아시아에서 발생하는 물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남-북-러시아를 잇는 나진-핫산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태우 정부 이후 역대 대통령과 정부도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노무현 대통령은‘동북아 중심’을 선언하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 담을 연 것도 멀리는 유라시아 대륙을 우리의 앞마당처럼 활용하자는 복안에서 나온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발표한‘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통해 유라시아 협력을 선언했다. 물류•교통•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거대한 단일시장을 형성,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으로 안보 위협을 해결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고, 북유럽 정상들에게도 유라시아 구상을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러시아가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 극동의 핫산을 철도로 연결하는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하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성 교수는 박 대통령의‘유라시아 3대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남북관계 개선의 실천적 의지가 결여되어 있는 한 헛구호”라고 지적했다.“분단을 극복해야 사실상의‘섬’국가에서 탈피할 수 있으며, 한반도의 복원과 대륙 진출이 가능하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남북관계의 개선”이라고 촉구했다.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는 나진-핫산 철도 연결사업의 참여도 암초를 만날 수 있다.
성 교수는 남북으로 분단되어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우리나라를 섬나라로 표현했다.
유라시아 대륙과 지리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북한과의 단절로 인해 사실상의 섬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60년 동안“남북 분단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어쩔 수 없이 해양국가로 살았다”면서“남북철도를 잇고 북방으로 가는 길은 해륙국가로의 귀환을 위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증설을 통해 유라시아 주도권을 넓혀가고, 중국 또한 대륙을 횡단하는 철도를 이용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길을 열었다.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중국과 러시아의 철도는 더 넓은 데로 나아가는 숨통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분단은 그 숨길이 끊긴 것이다.
철도기술연구원의 나희성 박사는 발표문 ‘남북철도, 대륙을 품다’를 통해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남북철도 연결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이사회의 자료를 인용한 나 박사에 따르면, 아시아의 물류 이동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며, 그 증가세는 상승세이다. 한국의 물류는 대부분 분단으로 인해 해상수송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므로“한반도 통합 철도망의 구축은 한반도 단일 경제권 구축의 물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며, 남북 경제통합의 상징적 수단”이며“남북철도 연결 사업은 남북경협 특구의 활성화를 좌우하는 상호 필요불가결한 주요 기반시설”이라고 밝혔다.
“현재 단절되고 경색된 남북관계의 개선에 일조함은 물론 한반도의 평화 정착 및 동북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고자”하는 한반도평화실천기획단의 이후 활동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