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난 뒤 본격적으로 해인사를 둘러보았다. 생소한 음식을 먹어서 인지 속이 별로 좋지 않다. 하지만 마당을 둘러보며 생소한 체험들을 하다 보니 안 좋던 속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기와에 글씨 새기는 뭐라고 하더라? 기와불사인가? 다 같이 기와를 예쁘게 꾸며놓고 나왔다. 나중에 내가 쓴 기와로 해인사 지붕을 꾸민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몰랑몰랑해 졌다. 마당엔 해인도라고 외계문양 같은 무언가가 설치되어 있었다. 어느 곳으로든 들어가면 네 군데를 다 돌고 나온단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아마도 뫼비우스 띠처럼 생겼나보다. 엄마가 연등이라 했지만 아무리 봐도 연등 같지 않았다. 아마도 엄마는 등을 말하고 싶었나보다. 등은 등이니까…그 곳을 지날 때는 꽤 재밌었다.
‘템플스테이 5’라는 숙소는 오래 된 주택인 우리 집보다 따뜻하고 좋았다.
짐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템플스테이에 참가신청서를 냈다.
수련복이라는 옷을 받고, 사찰예절 및 기타 주의사항등을 배우고, 큰 법당에 들어가서 절하고, 스님과 이야기하고…(솔직히 말할게요! 스님 이때 너무 졸렸습니다…ㅎ) 일이 다 끝나고 9시가 되었다. 어제는 도대체 9시에 잠을 자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새벽3시부터 하루를 보내니 새삼 무슨 생각으로 9시에 자는지 알겠더라….
마지막 날인 일요일, 아침에 어김없이 3시 15분까지 기상하여 이십여명의 수련생들과 법고 치는 것을 보았다. 스님들이 멋지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살짝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이렇게 아침을 시작하시다니 새삼 스님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 생각됐다. 마지막 날이여서인지 유난히 추웠다. 법당에 가서 절을 하는데 발가락 감각이 없다. 발이 얼었다. 수련관(?)에 들어가 108배와 참선을 하는데 이미 400배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인지 108배는 딱히 힘들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참선이… 따뜻한 방안에서…새벽에 일어난데다가… 아무소리도 없는… 침묵… 참고로 난 한번도 소리가 없는 곳에서 생활한 적이 없다. 잠을 잘 때도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항상 들렸고, 그러니…
참선이라는 경험은 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 너무 조용했다는…
아침을 먹은 뒤 다시 수련관에 내려와서 마지막 정리를 하고 스님들에게 인사하고 해인사를 나왔다. 참 종현 스님께서 용돈을 주셨는데 이모가 법보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교도소나 학교에 해인지를 보내는데 후원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흔쾌히 법보시라는 것을 했다. 아직은 불교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 좋은 말씀이라는 걸 알았다. 좋은 글귀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니 왠지 큰 일을 하고 온 것 같아 마음이 좋다. 이번 여행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보고 배운 것도 많고, 많은 추억을 들고 온 것 같아서 이번 주말을 알차게 보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조금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