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thāpi ruciraṃpupphaṃvaṇṇavantaṃagandhakaṃ
[야타삐 루찌랑 뿌팡 완나완땅 아간다깡]
evaṃsubhāsitāvācāaphalāhoti akubbato.
[에왕 수바시따 와짜 아팔라 호띠 아꿉바또]
아름답고 빛깔이 고울지라도 향기가 없는 꽃처럼
잘 다듬어졌을지라도 실천하지 않는 이의 말은 무익하다. [법구경 51]
아무리 잘 다듬어진 말이라도 실천하지 않는 이의 말이라면 헛되고 영향력이 없다. 사람의 마음을 순간 혹하게 하는 말이 아닌, 그 말 자체에 진실과 힘이 실려 있는 말을 하려면 행하는 대로 말하고 말하는 대로 행하는 길 뿐이었다. 내가 맡았던 과목이 계율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지만, 스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이 되기 위해 5계를 철저하게 수지하고 운동을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어느 날, 방콕의 어느 절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태국인 노보살님을 만난 적이 있다. 내가 빠알리어 강사라는 사실을 알고는 노보살님이 내 손을 꼭 잡으며 눈물을 흘리셨다. 빠알리어 경전을 젊은 시절에 접하고 수행을 일찍부터 하게 된 내가 너무나 부럽다고 하시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간 숱하게 읽어왔던 경전의 한 구절이라도 온전하게 내 삶이 되었던 적이 있었던가. 밤마다 기도대신 읽던 법구경을 펼쳤는데 내 깊은 한숨을 그대로 반영하는 시 하나가 있었다.
bahum pi ce sahitaṃbhāsamāno
[바훔 삐 쩨 싸히땅 바싸마노]
na takkaro hoti naro pamatto
[나 딱까로 호띠 나로 빠마또]
gopo va gāvo gaṇayaṃparesaṃ
[고뽀 와 가보 가나양 빠레쌍]
na bhāgavāsāmaññassa hoti.
[나 바가와 사만야싸 호띠]
비록 수많은 경전을 읊는다 할지라도
게을러서 그에 따라 행하지 않는다면,
소치는 자가 남의 소들을 세는 것과 같으므로
그 사람은 수행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법구경 19]
수많은 경전을 수없이 읽었다한들 실천하지 않는다면 수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불교학도라고 해서 모두가 수행을 하는 것은 아니며, 불교학도라고 해서 꼭 수행과 먼 문자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좌선하고 있다하여 누구다 다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한다하여 수행하지 않고 있는 것도 아니다. 수행은 철저하게 실천이 뒤따르는 개인의 몫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경전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익숙한 경전을 내 삶에 보듬어 담아 내 일상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비록 얼마 안 되는 경전을 읽는다 할지라도 그에 따라 실천한다면, 그가 바로 수행자요, 또 그가 하는 단 한마디의 말에는 진실과 힘이 실리지 않겠는가. 마치 아름답고 빛깔도 고우면서 향기로운 꽃처럼 말이다.
나의 게으름이나 부정적인 면들이 숨지 못하도록 그것들을 꼭 집어내는 법구경의 시는 마치 내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쉬운 비유로써 나를 알아차리게 만드는, 친절하지만 매서운 스승과도 같다. 1월이라는 문을 활짝 열고 법구경이라는 친숙한 경전을 맞이하여 그 진리의 말씀을 하루하루 실천해보자고 벗에게 속삭이고 싶어진다...
김서리 님은
동국대학교(경주) 불교학과를 졸업하고(2002), 인도 뿌네대학교에서 빠알리어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2010). 2년간 태국 마하출라롱콘라자 불교대학교에서 빠알리어를 강의하였고, 현재 동국대학교(경주) 불교학과 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