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그렇게 한 해가 갑니다
그렇게 그런 한 해가 옵니다
어느 옛날
어느 지혜로운 선인이 있어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시점을
오늘에다 찍었을까요
모든 것으로부터 이별을 고한
절망의 산야에
따사로운 그 무엇이 아니라
시리디시린 눈이 겹겹이 쌓인
세상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날의 획을 시작했을까요
그렇게
밤새 고독의 불꽃을 피워
지난 잔상의 벗들과 대화를 나누다
문득 문을 열고
의식이 깨어나는 맨 처음을 향해
낮보다 더 환한 밤을 지나
.
.
.
걷다가
바로 돌아보고서야 깨닫게 됩니다
나는 언제나 첫걸음을 띠고 있었구나
마지막 생을 앞둔 이가
모든 것이 용서되듯
모든 것에 용서를 빌듯
그렇게
모든 것들에 앞서
낙엽이 새떼들처럼 떠나간 자리로
모든 것에 순결함을 일깨우는 하얀 눈밭 위로
침묵으로 세상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심장을 울리며
따사로운 오늘이란 새날의 햇살이 찬란하게 빛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