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하나
십오세기 이전부터 알프스산맥과 피레네산맥의 사면은 무분별하게 벌채되기 시작했다. 륙히 십오세기 중반 당시의 금속 제련업자들은 오랜동안 가까운 산의 사면에서 벌채한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 왔는데, 그로 말미암아 북부 이탈리아에서부터 생태계는 가혹한 역회전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점점 유럽으로 확산되어갔으니, 1793년의 프랑스의 한도지사의 보고에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가 있다.
“그르노불 부근에서는 산기슭의 수목이 모조리 벌채되어 그 주위에는 메마른 암석만이 노출되었고 비가 올 때마다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이제는 하천에 시냇물이 변함없이 흐르지 못하게 되었다. 강물의 분량이 명상시에는 적지만, 비만오면 폭포수와 같은 격류가 되어 부스러기나 토사를 운반하고 지대가 낮은 밭을 황폐화시키며 론(Rhone)강의 합류점 근처까지의 항행도 불가능하다. 이 지방에서는 우물이나 하천의 원천을 찾아보기 힘들며 밭의 관개도 거의 할 수 없다.”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에스파니아의 여러 나라는 해마다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사태와 알프스 격류로 알려진 위와 같은 홍수 때문에 십팔세기 말까지 위협을 받아왔다. 급작스러운 격류로 해마다 농지와 가옥과 생명을 잃곤 하던 이들 나라는 이를 방지하고자 연구를하게 되었는데, 프랑스의 기술자 파브르(Fabre)는 난폭한 격류의 원인이 알프스 고지대의 남벌에 있다고 밝혀냈다. 곧 알프스 산곡에 사는 주민들이 무분별한 벌채를 계속하여 자기들 스스로의 생활 기반을 위태롭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유럽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십구세기 이후로 알프스와 피레네산맥 전역에서 대대적인 식림 캠페인이 추진되어 격류와 사태의 심각한 문제가 두드러지게 개선되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사면, 즉 산기슭의 삼림 벌채에 수반되는 생태계의 변화는 결국 인류에게도 위험부담을 지우게 한다. 수백년 전에 유럽에서 일어났던 알프스 격류가 그러했듯이, 주민들이 생활을 영위해 나가기 위하여 산의 사면에 자란 나무를 베어 버리는 일은 주민 자신들의 생활복지에 큰 위험을 자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현상은 금세기에 들어서도 일어나고 있다.
1960년대에서 70년대 사이에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는 식량 증산을 위한 구릉지의 농업개발이 진행되었다. 울창한 산림을 깎아 농지로 만드는 이 역사가 진행됨에 따라 대다수 인도네시아인들은 엄청난 식량 증산의 꿈에 가슴이 설레었지만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 비가 오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 엄청난 양의 빗물이 개발된 농지의 흙과 함께 관개수로를 타고 흘러내려갔다. 이로 말미암아 자바섬의 젖줄기인 관개수로가 빗물과 함께 내려온 토사의 퇴적으로 메워져 버렸다. 더구나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만든 저수지까지에도 토사가 퇴적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농지는 비가 오지 않으면 쓸 수 없는 땅으로 변했으며, 설사비가 알맞게 내려 농사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빗물과 함께 토지의 양분까지 씻겨 내려가 몇년 안 되어 농지는 유기되어야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갈대 둘
1934년 5월 11일 뉴욕은 다섯 시간 동안이나 태양광선까지도 가로막은 미세한 먼지구름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 먼지의 양은 평소보다도 2.7배나 많은 양이 대기중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것을 마신 사람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리거나 기침을 하였다. 이 먼지구름은 대평원에서부터 흩날려 대륙을 횡단하는 제트기류를 타고 날아왔다.
먼지구름은 바람이 가라앉음에 따라 미국토의 절반 정도에 걸쳐 짧은 층을 이루며 쌓였는데, 대평원에 가까운 시카고는 5월 11일 하루 만의 폭풍으로 1,200만톤
의 흙으로 뒤덮였다. 이 흙의 양은 당시 시카고 시민 한 사람 당 1.8kg씩 나눌 수 있는 분량이었다. 대평원을 이용하여 밀농사와 목축을 하여 일확천금을 벌고자 했던 기업가들이나 미국인들은 이 때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생태학과 연기의 법칙을 배운 셈이다.
대평원은 텍사스로부터 북쪽으로 몬타나, 사우스다코타 등 10개 주에 걸쳐 뻗어 있고 캐나다까지 퍼져 있다. 이 곳은 유럽인들이 미국을 세우기 위해 침입하기 전까지는 그 넓은 평야가 풀로 덮혀 있었다. 또한 바람이 세고 10년을 주기로 한발과 우기가 교차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의 변화를 근시안적으로만 파악한 미국인들은 십구세기에 비가 많은 시기가 계속되자 재빨리 이 곳에다가 푸른 옥수수밭, 풍요한 목장을 건설하여 농업왕국을 건설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해서 1880년대 이후 수많은 미국인들은 물결처럼 이 지방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가시철망으로 둘러싸인 울타리 앞에 펼쳐진 광대한 평야를 무제한으로 이용하여 농사를 짓고 목축을 하여 이 일대에서 소의 왕국시대가 열리게 되었던 것이다. 더구나 미연방정부가 이주자에게 160 에이커의 자작 농장까지 제공한다고하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 초원을 뒤엎고 농사를 지었으며 소들은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풀을 먹어 치웠다
그러나 곧 1890년대에 이르러 한발의 주기가 닥치자 이 지역 농민들에게는 고통이 뒤따르게 되었다. 소규모 농민들은 비가 오지 않아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부근의 대지주에게 땅을 팔고 떠나 버렸다. 이들 대지주들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의 농업생산이 괴멸되고 새로운 영농기계가 보급되자, 사들인 땅을 모두 경작하여 밀을 심었다. 따라서 대평원은 점점 목장 대신 밀밭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발로 인한 빚과 농기계를 구입할 때 진 빚을 갚기 위해 땅올을한시도 놀리지 않고 경작을 하여 30년대 초에는 눈에 보일 만큼 토지 상태가 악화되었다. 더구나, 1931년부터 계속된 한발은 수백만 에이커의 땅에서 곡물을 수확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로 말미암아 굶주림에 시달린 농민들은 다시 서쪽으로 이동하였는데 죤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에 이 때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이들이 버리고 간, 한발로 메마를 대로 메마를 대평원의 농지는 태풍이 불자 그 표토가 바람에 휩싸여 날아가 먼지 폭풍현상을 미국의 전역에 일으킨 것이다. 이 1930년대의 먼지구름 문제는 생존을 위한 개발이 자칫 인류에게 또다른 생존 위협을 줄 수 있다는 교훈을 인류에게 심어주었다.
갈대 셋
얼마 전만 해도 해양은 한없이 넓고 영원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많건 적건 하여튼 어족(魚族)들은 무진장이어서, 어획량은 어부의 노력과 수완 여하에만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1950년부터 1970년까지 약 이십년 동안에 세계의 어획량은 2,100만 톤에서 7,000만 톤으로 세 곱절이나 늘어나 세계 인구 증가율(2 퍼센트)의 두 배를 넘는 연 5 퍼센트가 넘는 증가량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세계 어획량은 늘지 않고 오히려 감소되기까지 했다. 이는 각 나라의 자율적 통제에 그 원인이 있기도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어종의 고갈과 해양 오염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어획량을 통제하기 전의 통계를 보면 알 수가 있다.
북서 대서앙은 본래 생물학적으로 어종이 풍부한 곳이었지만 미국, 캐나다를 위시하여 소련과 유럽 각국의 어선들이 진출하는 바람에, 1954년에 어획고가 180만톤에 불과했던 것이 점점 늘어 1968년에는 390만 톤으로 그 최고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해를 거듭할수록 어획 능력은 계속 향상되었으나 어획량은 350만 톤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부들이 생태계의 균형을 무시하고 남획을 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여러 나라의 조사 의해 밝혀졌다. 이 해역에서 어획 작업을 하는 나라들끼리 이러한 현상을 막으려는 뜻에서 어종의 공동 관리를 위한 북서 대서양 국제어업위원회(ICNAF)라는 것을 만들어 어획량을 규제하여 왔지만, 모든 나라들이 생태계에 대한 근본 인식이 없는 한 완전한 규제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와 더불어 해양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된 요인의 하나는 산업 폐기물이다. 여기에는 기름, 화학 폐액, 치사성 화학 병기 가스, 방사성 폐기물, 쇠 부스러기, 미량원소, 사람과 가축의 분뇨, 자동차의 폐품, 살충제, 세제 따위의 온갖 폐기물이 세계의 모든 연안에, 그것도 모든 해양 생물이 살고 있는 해안 근처에 집중적으로 버려지고 있다. 이러한 해양오염이 이젠 전세계적으로 확대되어 있어 해양 자원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연과 인간
사람들은 인간들과의 관계처럼 자연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지나간 역사를 통해 잘 배우려 들지 않는다. 폐허가 되어버린 향토의 풍경, 그리고 버려진 문명의 유적들이 역력히 눈에 띄는데도, 지난날의 과오를 교훈으로 삼으려 들지 않고, 때에 따라 한낱 모델로서만 이용하는 것 같다.
매일같이 생태학적인 새로운 위협에 대한 경고가 되풀이되는데도 정부나 각 개인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옛 관습대로만 살아간다.
인류가 일으킨 환경 파괴를 조사 하다보면 뒷맛이 개운치 않다. 인간들에 대해 환멸을 느낄 때가 많다. 세 개의 갈대가 빈 땅에 서려고 할 때에는 서로서로 의지하여야 하며 그 중 하나를 버려도 나머지 둘은 설 수 없다는 사실을 인간은 왜 무시하려 드는가.
오는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한 때는 거꾸로 심든 바로 심든 하여튼 나무만 심으면 되는 날로 인식되어 오던 이 날이 자연과 인간이 서로 의지하여야 살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진정한 환경보호의 날이 되기를 바라며, 예토의 환경 파괴 사례를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