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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의 긴장 고조 속 불교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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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 편집실 2013년 03월 373호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난 2월 12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에 이르렀다는 판단은 이르다고 평가했지만, 일부 외신은 북한이 소형 핵무기 제조 능력을 갖췄으며, 이후 최소한 두 차례의 핵실험을 더 강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우리나라 예산 중 국방비 비중은 상당히 높다. 34조 3000억원에 이른다. 보건복지, 일반 공공행정, 교육에 이어 네 번째를 차지한다. 국방비 증가율은 세계 평균보다 훨씬 높다.[한겨레, 2013. 1. 4, 국방비 5년 동안 20%나 늘었다] 국방비의 증가는 북한의 위협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 이와 함께 중국의 군사대국화와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는데, 한반도 주변의 긴장 고조로 국방비 비중은 점점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이 “북한이 아무리 많은 핵실험으로 핵 능력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외톨이 국가가 되고 국민들을 궁핍하게 만들고 그것으로 국력을 소모하게 된다면 결국 스스로 무너지는 길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말했듯 소모적이다.

일본은 북한의 핵실험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했다. 일본의 모든 석간신문이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머리기사로 올렸다. 방송도 정규 편성을 중단하고 긴급 편성을 통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자민당 정권의 보수화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미 지난해 7월 ‘일본과 밀접한 국가를 상대로 한 무력행사에 대해 지원 요청이 있을 때 집단적 자위권을 필요 최소한도로 행사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안보기본법을 만들어 재무장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오던 터였다. 핵무장 능력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권 차원의 핵 개발 목소리가 높다. 정몽준 의원 은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이제는 우리도 북핵에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력을 갖춰야 한다. 이제 과거와 같은 외교적 노력으로는 북핵을 제거할 수 없다. 상대가 최신형 무기를 들었는데 돌멩이 하나로 집을 지킬 수는 없다며 핵 억지력을 갖추기 위해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당선인도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연료봉을 재처리할 수 있도록 미국에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며, 올해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핵심 현안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에 이어 핵실험을 강행하는 이유는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에 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내부 긴장을 조성해 통제를 강화하고, 군사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주입한다는 전략이다.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제재는 장기간에 걸쳐 북한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고, 이는 북한 주민의 고통이 일상화되는 결과를 빚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60여 년 전 250만 명이 숨지고 온 국토가 파헤쳐지는 처참한 전쟁을 경험했다. 지금도 그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한반도는 정전 60년이 되도록 냉기류가 걷히지 않고 있다. 더구나 북한이 핵무기까지 개발하는 상황이다.

자비를 말하는 불교는 이럴 때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불교는 철저한 비폭력을 천명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수나국에 가서 포교를 하겠다는 부루나 존자와의 대화를 보면 목숨을 내놓을지언정 폭력에 ‘이에는 이’식으로 맞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그들이 칼로 그대의 목숨을 빼앗는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수나국 사람들이 칼로 저의 목숨을 빼앗는다면 저는 이렇게 생각하겠습니다. ‘부처님 제자 가운데는 육체와 생명 때문에 걱정하고 괴로워 하다가 스스로 원하는 바도 없이 목숨을 끓는 이도 있다. 그런데 나는 부처님 법을 전도하다가 목숨을 다하니 죽은 후에는 천상에 태어날 것이니 얼마나 행복한가’ 하겠습니다.” 부루나는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수나국으로 떠나 500여명을 교화했다. 진리를 전하기 위해서는 죽음일지라도 달갑게 맞이하겠다는 각오로 읽어야겠지만 폭력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지도 보여주는 가르침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경전에서는 살생이 뒤따르는 전쟁을 악으로 규정하지만, 적국이 침입해왔을 때는 그들을 격퇴시켜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평화를 이상으로 삼으면서도 전쟁에 휩쓸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 대해 ‘잘 설명해도 듣지 않으면 왕의 군대로 토벌한다’(40화엄) 그러나 이것은 결코 전쟁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안도시키기 위한 것이다. 왕은 ‘적을 이겨 승리하며, 사람을 편안케 하는 데 힘쓴다’(40화엄)”[나카무라 하지메, 불교사회정치학, 불교시대사, 261쪽]

외침을 막아내기 위한 가르침도 설하고 있는데, “국경 바깥의 적군들과 악우(惡友)들이 쥐새기처럼 숨어 있더라도 잘 견딜 수 있나 의심하고 염려함에 따라…국경에 적군과 악우들이 숨을 곳을 차단하여 자국의 모든 백성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온갖 쾌락을 누리게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 전쟁이 불가피할 경우 인명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는데, 다음의 세 가지를 마음에 새겨두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첫째, 적군의 왕에겐 자비심이 없으므로 중생을 살육하게 되지만 가능한 한 사람들이 서로 죽이지 않도록 하리라고 생각한다. 즉 ‘많은 중생들을 보호’하리라는 생각을 가진다. 둘째, 무엇인가 방편을 써서 적군의 왕을 항복시키고, 군대가 서로 싸우지 않게끔 하리라고 염원한다. 셋째, 가능한 한 방편을 서서 적병을 생포하고 살해하지 않으리라고 결심한다.”[대살차니건자소설경; 나카무라 하지메, 262쪽에서 재인용]

불교는 비폭력과 자비의 종교다. 따라서 북한의 핵실험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할 수 없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북한의 핵무장은 동북아시아를 군비 경쟁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한다. 국민들의 복지를 비롯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쓰여야 할 재원이 무기를 개발하고 사들이는 데 쓰이게 된다. 역사상 수많은 침략전쟁은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정작 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국민들이 짊어졌다. 위정자들은 명령 한마디로 전쟁을 치르지만 목숨을 내어놓고, 군비를 대는 것은 백성들의 몫이었다. 특히 북한은 주민들의 배고픔을 먼저 해결해야 할 처지이다. 핵을 비롯한 온갖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외쳐야 한다. 박근혜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반도는 냉기류에 휩싸였다. 남남 갈등에 대북 긴장이 더해졌다. 혼란한 상황이다. 이럴 때 불교는 평화와 화해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