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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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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향기 - 윤한상┃장경판전 근무자 2012년 08월 366호

가야산의 비경 소리길을 끼고 아름다운 홍류동 계곡 맑은 물소리 들으면서 천년고찰 해인사에 부처님 참배하러 오는 불자들의 마음은 행복하다.

경건하고 기품과 위엄 넘치는 空門, 일주문을 들어서면 아름드리 거대 수목들 지나 해인사 창건기념 식수목인 느티나무 고사목이 1200년 장구한 세월의 영광을 뒤로 한 채 힘든 모습으로 쓸쓸하게 서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차이는 천년이 넘는 주인공들의 처우마저 다르게 되는가.
창건 기념목이면서도 같은 경내 학사대와는 다르게 주변에 경계 목하나 없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안쓰럽다. 반세기 전에 고사한 몸을 타고 오르내리며 장난질 하는 천진한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마지막 안간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천년 세월의 잔영에게 위안이 될까.

두 번째 관문 봉황문에 들어서니 동방호세지국천왕 서방호세광목천왕들이 양쪽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죄업을 짓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인간들은 못 들어가게 막을 것 같아 마음이 움츠러든다.

신비스러운 현풍으로 도량을 감싸주는 국사당 正見母主님을 참배하고 세 번째 관문 해탈문을 올라선다. 번뇌와 망상 애욕과 三毒에 젖어있던 마음의 때가 수행과 정진의 힘으로 녹아내리고 애착과 아집과 四相의 굴레를 벗어난다는 해탈문은 옛 모습 사라진 새 건물이 낯설고 아쉽다.

해인도 따라 소원성취 빌고 맞은편에 구광루를 올려본다. 구광루는 해인사 건물 배치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구광루라는 이름은 부처님께서 아홉 번 빛을 낸 사실에 연유한다고 한다. 60여 년 전 남천 스님이 쓰신 구광루 현판은 당시 그 광채가 1주일 동안 계속 되었다고 한다.

구광루를 지나면 통일신라시대의 정중삼층석탑과 석등이 천년세월의 풍진을 말없이 전해준다. 좌우로 해인승가대학 스님들의 수행공간인 궁현당과 적묵당 관음전과 정수당이 엄숙하고 고요하다. 바로 위에는 큰 법당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1200년 쌍둥이 목조비로자나불을 봉안하고 있는 대비로전과 독성각 명부전 응진전 등 예불 참회기도 하는 주요 법당들이 있다.

대적광전 뒤편에 높이 솟아있는 마지막 관문 보안당을 들어선다.
민족의 자부심 인류의 문화유산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 이곳은 천 년 전 대륙을 휩쓸던 몽고군에 처절하게 맞서며 이뤄낸 겨레의 자주정신. 빛나는 창의력. 목숨 걸고 민족의 문화재를 지켜낸 김영환 장군의 거룩한 조국애, 나라를 지켜온 선조들의 숭고한 호국 얼 잠들어 있는 곳이다.

법보전 바로뒤편에 자생하고 있는 수백 년 적송들은 비로자나불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처럼 나무 허리 중간에 큰 가지 하나가 왼쪽으로 감으며 뻗어있다. 그냥 자연현상의 우연일까. 타처에서는 볼 수 없는 신비스러운 일이다.

비봉산이 뒤에서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원당암은 해인사 1번지답게 활짝 핀 연꽃 속에 앉아있는 것 같이 평화로운 모습이며 산자락에 위치한 홍제암과 용탑은 가야산 능선의 정기가 내려와 모여 있는 명당이다.

원당암 전망대 운봉교에서 해인사 본당을 바라보니 저멀리 가야산 봉우리에 흰 구름이 한가롭다. 완만한 산마루의 초목들이 시원한 산바람에 흔들리며 따사로운 한낮의 햇살을 받아 빛나는 풍경이 아늑하고 평화롭다. 해인사는 이처럼 뒤편의 든든한 기운과 좌우로 수많은 능선을 거느리고 넓은 골 짙은 송림 속에 하늘과 땅의 정기가 서로 통하는 천하의 명당이다.

일가족 40여명이 표표히 속세를 떠나 부처님 제자가 된 불자중의 불자 일타 큰 스님이 거처하시던 지족암과 희랑대 길상암은 단애의 절경이요. 성철 대선사께서 수행하시던 백련암은 구름을 몸에 감고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 호연지기 넘치는 웅지다

금선암 삼선암 약수암 국일암 보현암 금강굴. 비구니 스님들의 맑은 영혼이 가야산 신령들과 함께 포행하고 명상하며 홍류동 계곡 맑은 물소리 타고 부처님 곁으로 행복한 불심의 나래를 펴는 청정수도처로다.

아 해인사여, 천지의 정기를 지닌 해동의 명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