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행복은 추상개념이기 때문에 개관적인 의미를 갖는 통계로 설명하기 힘들다. 석학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행복지수는 없는 것이현실이다. 통상 행복을‘삶의 질’이라고 생각할 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지표는 40여개에 이른다. 자주 거론되는 행복지표는 경
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행복지수, 유엔개발기구(UNDP)의 인간개발지수,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의 국민행복지수 등이 있다.
그리고 국내총생산(GDP)과 삶의 질의 상관관계를 분석한‘체감 삶의 질’에 대한 조사 결과 등이 있다. 우선, OECD는 5월 24일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3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지수(Better Life Index)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소득과 일, 건강, 삶에 대한 만족도 등 11개 부문을 수치화했다.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전반적으로 낮았다. 34개회원국 가운데 26위에 머물렀다.
OECD의 구체적인 조사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2,256시간(95일 가량)일한다. 성인의 79%가 고등학교 졸업장을 갖고 있다. 평균 가계가처분소득은 1만6254달러(약 1800만원·2008년 기준)이며 36%만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조사결과 한국은 34개 회원국 중에서 26번째, 하위 30%권에 속했다. 1위는호주가 차지했고, 캐나다와 스웨덴, 뉴질랜드, 미국, 노르웨이 등이 뒤를 이었다. 이웃나라 일본은 19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교육, 치안, 취업, 학력 수준 등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하지만 일과 생활의 조화, 주
거, 소득 등에서는 최하위 그룹에 속했다. 일은 OECD 평균(1739시간)보다 517시간 더 많
이 했고, 평균 가계가처분소득은 평균인 2만2284달러(약 2500만원)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도 평균치인 59%에 뒤떨어졌다. 심지어, 자살률은 21.5
명(10만명당)으로, OECD 평균(11.7명)의 2배에 달했다.
행복은 불로소득이 아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해마다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를 발표한다. 이 지수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199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 교수가‘역량’개념에 기초해 개발했다. 여기서‘역량’이란 행위자가 자신의 목적과 지향, 가치
등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지표는 세계 182개 국가별 1인당 국민소득과 교육수준(성인문맹률), 평균수명, 유아사망률, 1인당 구매력 등을 종합 평가해 지수를 산출한다.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년보다 14계단이나 상승해 12위에 올랐다. 그만큼 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수치다.
하지만, 중산층이 붕괴되고 서민의 삶이 어려워진 현실에다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순위 상승의 배경을 보면 금방 실체가 드러난다. 한국보다 앞선 국가들이 2008년부터 몰아닥친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모두 행복지표가 후퇴했기 때문
이다. 한 마디로 한국이 잘해서가 아니라 남이 못해서 등수가 올라간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핀란드, 덴마크, 스페인 등 전통적인 유럽의 행복 국가들은 심각한 금융·채무위기를 겪으면서 순위가 대폭 하락했다. 이탈리아는 한때 국가부도 위기 소문까지 나돌 정도였다. 영국은 10위권 근처에도 못 미쳤으며, 2009년 3위였던 아이슬란드 조차 2010년에는 17위로 폭락했다.
대부분 물질적 풍요가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어도, 최소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의식주 기본생활이 넉넉하지 않은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반문이다. 일리있는 얘기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1974년 ‘경제성장과 행복수준은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바누아투(Vanuatu)와 부탄(Bhutan), 방글라데시(Bangladesh)와 같은 빈곤국가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반면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은 오히려 낮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바누아투는 남태평양의 인구 21만 명에 1인당 GDP가 2600달러에 불과하고, 히말라야산맥 동쪽에 위치한 불교국가 부탄 역시 인구 68만 명에 1인당 GDP가 1800달러에 그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인구 1억5천만 명에 1인당 GDP는 600달러에도 못 미치는 극빈국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주장인데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Paradox)’로 불리고 있다. 물론 반대 이론도 있다. 200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베시 스티븐슨 교수팀은 부유한 나라 국민이 가난한 나라 국민보다 행복하고, 부유해질수록 국민의 행복수준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132개국을 대상으로 지난 50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인데 돈이 있어야 행복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소득격차 커지는 국가 공동체
지난 3월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년 만에 2만 달러 대를 회복했다는 한국은행 발표가 있었다. 국내총생산(GDP)도 3년만에 1조 달러 대로 복귀했다. 환율이 연평균 9.4%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노동소득 분배율은 60%선이 붕괴돼 분배는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증가분이 근로자에게 충분히 분배되지 못한 것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소득에서 노동에 의한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 것인데, 이 비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취업노동자들의 소득 비중이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MB정부는 각종 감세나 규제 완화로 20%고소득층을 더 잘 살게 해주고 있다. 그래서 각종 재분배 정책을 통해 2만 달러를 밑도는 80%의 소득을 올려줘야 국민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한 제1의 목표는 일자리 출이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삼성과 같은 대기업도 매분기마다 이윤 발표만 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발표하면 어떤가. 그리고 대학의 반값 등록금 공약도 국민과 약속대로 실천해야 한다.
당청黨靑간에 여론을 희석하기 위해 시간벌기 지연작전을 쓰고, 재정형편 등을 내세우면서 등록금 인하폭을 30%선으로 절충하려는 것 같은데 한마디로 비겁하다. 진정성을 가지고 정책에 임해야 한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레임덕으로 청와대 말이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데, 대통령부터 나라가
썩었다고 남의 나라 말을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책임지고 통감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보여 줬으면 좋겠다. MB정권에서 하루라도 행복지수가 세계 1등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