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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감인無限堪忍의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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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의 향기 - 경성┃ 희랑대 감원·중앙승가대 2011년 06월 352호

지진과 해일과 폭풍의 회오리는 물론 황사까지 등등의 재난과 재해에 속수무책으로 참사를 치러내고 있는 지구촌과 인류의 상황을 목격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자니 참혹한 상황에 대한 참담한 심정과 함께 과연 감인堪忍의 땅이라는 표현과 설명이 얼마나 적절하고 부합된 것인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런 한편, 재난과 재해를 무릅쓰면서도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면서 무조건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보살의 모습과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면식도 없는 외지인外地人들이 물심양면의 격려와 온정으로 서로서로 도와주고 어루만지고 용기를 돋워주는 인류애의 찬란한 모습에서 견뎌내지 못하고 참아내지 못할 재난과 재해를 인정하지 않는, 무한한 능력과 도전하는 정신이 바로 감인의 땅에 태어나는 우리의 의지이며 숙명일 것이라고 감인에 대처하는 의식의 반전反轉을 품게 된다.
감인에 대처하는 의지와 자세가 바로 이것이며, 이러한 배려와 자비가 남아있는 한 인류와 생명이 감인하지 못하고 재난과 재해에 굴복하게 되는 일은 영원히 불가不可할 것이다.
재난과 재해에 견디고 참아낼 수 있는 능력이 무한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존재가 바로 감인의 땅에 사는 우리의 소양素養이며, 사바에 존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다. 아미타불의 극락에 태어날 만한 선근과 공덕이 갖추어져야만 서방정토에 왕생往生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므로 윤회하는 삶속에서 고통과 무수한 괴로움을 담금질함으로써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재능과 능력을 개발하고 축적하여 충분히 잠재하고 있는 중생들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세계가 바로 사바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재능과 능력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보듬고 함께하는 동사섭同事攝의 수행으로 확대되고 굳건해진다. 홀로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 인人의 글자도 이러한 의미를 형상화한 것이며, 연기緣起와 인연因緣의 도리 또한 연관聯關과 관계關係 등의 불교적인 표현이다.
감인, 우리의 능력으로 견디어 내지 못할 시련이 있을 수 없으며 또한 참아낼 수 없는 고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바에 만연蔓衍하는 모든 시련과 고통을 견디고 참아낼 수 있는 무한능력의 소유자가 바로 우리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인욕보살의 지위에 이미 올라있거나 혹은 그 위상位相을 목표로 지향하고 추구하는 과정을 지나고 있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인욕을 강조하는 이유와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조계종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위시로 모든 경전에서는 아상我相이 없다면 신체에 가해지는 어떠한 물리적 폭력이나 상해傷害에도 성내는 마음이 없게 되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욕행자의 양상樣相이라고 강력하게 설명한다.
무아상無我相이란 아상이라는 경계를 무한정으로 확장하고 확대할 것을 의미한다. 배타적인 아상이 아니라 보편적인 아상으로 무한능력의 소유자가 나이며, 나만 잘났다는 아상이 없는 것이 무아상이 아니라 모든 존재 모든 생명이 동일하게 잘났다는 아상을 무한정으로 끝없이 확대하는 것이 진정한 무아상의 개념이다. 그러므로 무아상이란 모두가 소중하고 모두가 귀중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반전의 설명인 것이다.
인욕의 본질 또한 내면적으로는 하심과 겸손이며, 대외적으로 드러나고 표출되는 측면으로는 존중과 배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견디고 참아내는, 감인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 바로 겸손과 하심 그리고 존중과 배려라는 것을 잊지 말고 명심해야만 한다.
실패 없는 청춘이 없고 상처 없는 영혼이 없다는 외침은 시련과 고통을 견디고 참아내는 것처럼 실패와 상처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패에 꺾이지 않는 불굴不屈의 의지와 도전하는 정신이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찬란한 청춘인 것이며,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상실에도 포기하지 않는 너그럽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유연柔軟하게 섭수攝受하는 손길을 넓혀갈 때에 위기와 시련에 얽히지 않는 자유로움과 안락安樂이 비로소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시련과 고통쯤은 나와 우리의 능력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므로, 결코 시련이나 고통이 나의 인생과 나의 삶과 철학을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 두거나 내버려 둘 수 없으며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되는 문제라는 것을 깊이 인지해야만 한다.
고난이 거세고 고통이 견딜 수 없게 힘들더라도 굴하지 않으면서 견디고 참아내는 능력을 발휘하여 꿋꿋하게 추스르고 다시 일어서야만 하는 것은, 우리는 모두 고통과 고난 정도로 포기해 버리거나 나아가 고통과 고난에 감히 비교할 수조차 없이 소중하고 귀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불굴의 의지를 품고 있으면서도 누구에게나 겸손하며 배려하고 언제든지 하심으로 존중하는 무한능력의 보리菩提가 내재되어 있는 소중하고 귀중하고 존귀한 존재가 바로 나 자신이며, 모든 인류와 모든 존재와 모든 생명이 나와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동일하게 소중하고 귀중하고 존귀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겸손과 하심, 존중과 배려로 감인을 극복하는 인욕행자의 모토motto이며 자세이다.
재난의 강도强度와 참혹한 시련이 거세지면 거세지는 만큼 더욱더 감인의 능력을 장양長養하고 발휘하는 것으로 재해에 대비하고 대처해야 하며, 힘들고 지쳐서 위로받는 입장에서는 다시 살아가야겠다는 용기를 일으키고 위로하는 쪽에서는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고 확인하는 동사섭의 보살행이 바로 감인의 능력을 장양하고 발휘하는 대안책代案策일 것이다.